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지역패권주의가 더 이상 위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며 "내년이면 3김 시대가 막을 내리고 지역패권으로 상징되던 한 시대도 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대우차 노조 강경진압 사건과 관련해서는 "국회청문회를 통해 사실규명을 해야 한다"며 "경찰이 잘못했다면 책임을 묻고 불법 폭력시위에도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4.26 지방선거 재.보선 패배의 원인은 무엇인가.
▲민심의 현주소로 받아들여 분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공천 잘못은 결코 아니다. 각종 정책을 국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보강, 신뢰를 얻는다면 길은 있다.
대우차 진압 책임 물어야
-야당은 대우차 노조 진압 사건과 관련, 총리 등 관계자의 사퇴를 주장한다.
▲문제점을 찾아내고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찰에게 잘못이 있는지 청문절차를 거쳐 국민이 보는 앞에서 따져야 한다. 불법 폭력시위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여론이 들끓는다고 덮어놓고 문책하면 어떻게 사회질서를 지킬 수 있나.
-국정난맥 수습책이 있는가.
▲나타난 현상보다 뿌리를 봐야 처방이 나온다. 새로운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국가 의사결정 구조를 고쳐야 한다. 이니셔티브(주도권)가 정당과 국회로 옮겨져야 한다.
-개헌은 해야 하나.
▲4년 중임제, 정.부통령제, 3대선거(대선.총선.지방선거) 동시 실시는 오래전부터 주장해 온 사안이다. 현재의 권력구조, 선거방식으로는 국가경영의 효율성이나 안정성을 기대할 수 없다. 헌법은 빨리 고칠수록 좋다.
JP와 협력.동반관계 유지
-충청권에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 수도권에서 이한동 총리와 경쟁관계라는데.
▲경쟁관계에 있지 않으며 지역주의를 추구한 적도 없다. 두 분은 존경하는 선배이자 공동여당의 지도자들이다. 앞으로도 협력과 동반관계를 이어 가겠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두 분 다 현대사의 큰 지도자이며 민주주의를 위해 초인적으로 투쟁하신 분이다. 또 개혁을 위해 애를 많이 쓰신 분이다.
-여권 차기주자들과 갈등관계를 보이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경쟁은 활발할수록 좋은 것 아닌가. 독주만 있으면 희망은 없다.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지지를 유보했다는데.
▲나를 적극 지지한 일도, 발을 뺀 일도 없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그 분과의 관계에 변화된 건 없다.
DJ사랑 느끼지 못해
-김 대통령으로부터 사랑을 받는가.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내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보나.
▲아직도 1년 이상 남은 문제다. 국민 지지가 있고 또 당의 희망을 대표할 수 있다면 당원의 지지는 당연한 순리다. 파벌이나 바람직하지 못한 수단이 다른 결과를 가져다 준 과거와 달리 이제는 순리를 벗어난 변수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음 대선에서 후보가 되지 않을 경우 모두가 불행하다"고 했다는데 사실인가.
▲국민 지지가 없는 사람이 후보가 되면 정권을 잡을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
-지난 25일 세종대 초청강연에서 3김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치도 큰 전환기에 있다. 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3김 시대도 끝난다. 지역주의도 힘을 잃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변화의 원천은 국민이다.
-당내 후보경선에서 만일 패배할 경우, 승복하겠나.
▲국민 지지를 얻는 사람이 후보가 될 것이다. 국민지지가 없어서 후보가 안되면 그것으로 끝이다.
-경선결과와 관계없이 다음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적지않다.
▲지난 대선 출마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경선결과에 불복한 적이 없다. 경선에서 진 뒤 경기도지사 업무에 복귀했다. 그런데 그 뒤 55% 이상 지지를 받던 후보가 두 아들의 병력문제로 지지도가 12%대로 떨어졌다. 후보에 대한 국민지지가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는 새로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북대 박찬석 총장이 후원회장을 중도 사퇴했다.
▲고질적인 지역주의가 낳은 현상이라고 본다. 그러나 박 총장은 후원회에 와 축사도 했다. 이런 고통을 이겨내면서 우리 정치는 발전한다.
지역선동주의는 사라져야
-대구.경북 지역의 '이인제 거부현상'도 지역주의 때문인가.
▲흑색선전의 영향이 크다. 지난 대선 때 'YS에게 200억원을 받았다'느니 '국민신당은 YS신당' 등의 터무니없는 주장과 지역주의 선동 이후 지지도가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매터도는 사라질 것이며 원점에서 새롭게 심판받게 될 것이다.
-부인에 대해 좋지않은 시각도 있다.
▲지난 대선 때 흑색선전이 너무 많았다. 대통령이 되려고 한 사람은 나지 집사람이 아니다. 집사람은 평범하고 헌신적인 주부다. 자기의 분수를 떠나 공적인 일에 관여한 적이 없다.
-지난 대선 당시 자금난을 겪었다던데.
▲빚이 많았는데 국민신당 보조금으로 다 갚은 뒤 국민회의와 합당했다.
-영남후보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지지를 많이 받는 이가 대통령이 된다. 그 이상의 다른 말은 의미가 없다.-대구.경북을 어떻게 보나.
▲대구.경북은 산업화의 중심지역으로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낸 주역이다. 새로운 시대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대구.경북 주민들이 위대한 선택을 해주길 확신한다.
대담 서영관 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정리 김태완 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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