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일 미국과 우방및 동맹국들의 안보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국차원의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선언은 무엇보다 러시아, 중국및 유럽 일부 국가들이 부시대통령의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구축 공약에 반대와 우려를 강력히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 취임 100일이 지난 시점을 택해 이를 공식 정책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부시 대통령은 국방대학 연설을 통해 미사일방어체제 추진은 미국의 변할 수 없는 확고한 최우선 정책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물론 부시 대통령은 이날 국방대학에서 30분간 연설하면서 한번도 "국가미사일방어(NMD)"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번 선언은 NMD에서 "국가(national)"라는 단어를 제외했을 뿐 사실상 그의 대선 공약을 그대로 옮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선언은 △미사일방어체제 추진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무용론 △핵무기 감축 용의 △미국의 적(敵) 개념 △우방.동맹국과의 공조 등의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서두에서 "냉전은 끝났다"고 전제, "러시아는 구 소련과 같이 미국의 적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시대는 변했으되 이른바 "불량(rogue)국가"에 의한 미사일 및 핵위협으로부터의 국가안보는 더 위험스럽고 불안정한 시대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시대상황에 직면해 무엇보다 30년 된 냉전시대의 ABM 협정으로는 불량국가들의 미사일및 핵위협에 대처할 수 없다며 ABM 무용론을 폈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선언은 러시아의 반발과 입장을 고려해 ABM 무용론을 내놓았을 뿐 사실상은 ABM 협정 폐기의사를 시사한 것이라는데 또 다른 의미를띠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30년 묵은 ABM 협정을 넘어서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이 협정은 현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에게 미래의 방향을 제시해 주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본인의 목표는 핵전력을 신속히 감축하는 것"이라며 국제정세 변화에 따른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안보 틀을 마련하게 되면 이는필연적으로 핵무기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물론 핵무기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추진이 결국 미국의 핵무기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에 따른 군비경쟁 논리를 반박한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추진하는 미사일방어체제가 결국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핵보유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 국무부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이라크, 북한등 일부 불량국가들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거듭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라크를 적시하면서도 북한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연설후 CNN 등 미 주요 언론들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표명해 주목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정책은 미국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고 미국의 우방과 동맹국들과 충분한 협의와 공조를 거쳐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을 대표로 하는 미 고위대표단을 우방 및 동맹국들에 파견, 이번 선언의 내용과 배경을 설명하고 이들 국가의 협조를 구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에 따른 미 입장을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의 미사일방어체제 구상은 이제 취임 100일 계기로 그동안 수면 아래의 구상단계에서 수면 위로 부상, 추진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의회와의 협조, 우방 및 동맹국 설득, 군비경쟁 우려 불식, 러시아및 중국의 반발, 막대한 자금 충당 확보 등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어 그 전도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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