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 1주일을 맞은 MBC의 새 프로들을 지켜봤다. 적지않은 프로가 바뀌고 또 생겼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창사 40주년 특별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미디어비평'. 6개월을 쉬다 되살아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27일 밤 첫 프로로 '보도연맹 사건'의 첫 번째 편 '잊혀진 대학살'을 내보냈다. 오는 4일엔 둘째 편 '산자와 죽은자'가 나간다. 보도연맹은 이승만 정권이 좌익인사들을 전향시켜 선량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기여하게 한다는 취지로 '반공검사'들이 주도해 만든 단체. 이 보도연맹 가입자들이 6·25 발발과 함께 대량 학살됐고 그 내막은 묻혀왔다. 이 프로는 누가, 왜 이들을 학살하도록 했는지를 밝히는 작업이다. 첫회에선 학살현장을 다뤘다. 학살현장이 지역에도 많아 관심을 끌었다. 둘째편은 학살명령자와 집행계통에 있었던 인사들을 추적해보는 꼭지여서 파문도 예상된다.
4월 28일 밤 방송된 '미디어비평'은 불붙은 언론전쟁의 와중에서 첫회가 나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미디어비평'은 서두에서 "매체상호간의 자유롭고 건전한 비평"을 위해 "언론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출범한다고 천명했다. 손석희 앵커는 "특정정파, 특정신문을 위한 것이 아니며, 문화방송의 무기도 아니며 정권의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고 밝혔다. 모든 미디어들의 비평의 장으로 시청자와 독자들의 편이 되겠다고 했다.
이 두 프로는 우리사회의 '뜨거운 감자'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미디어비평'은 실제 방송시간이 20분에 지나지 않아 일단 시청하기가 무난했다. 또 왜곡된 논쟁의 실마리를 시청자들이 풀어보도록 상반된 보도를 비교해주고 허실을 짚어, 시청자들에겐 '암까마귀' '숫까마귀'를 나름대로 가리도록 한 안내자 구실도 했다.
'미디어비평'은 오늘의 문제를 다룬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어제 이야기다. 그러나 그 끈은 오늘에 이어져 있다. 기회있을 때마다 '공영방송'을 천명해온 MBC가 균형성을 지킨다면 시청자들은 오늘 우리시대 문제를 균형있게 살필 기회를 공짜로 얻는 셈이다. 두 프로 모두 2회째를 기대해 본다.
미디어모니터회 여은경 eunkyung05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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