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지상상담

입력 2001-04-30 14:23:00

냉랭한 부부 속내 털어놓기안희철(가명)씨와 윤수희(가명·여)씨는 39세 동갑내기 부부다. 대학 캠퍼스 커플로 7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안씨는 대기업체 중견간부, 윤씨는 과외선생님으로 맞벌이 부부. 남들이 보기에 전혀 다툴 이유가 없을 것 같은 평범한 가정이지만 시댁문제로 늘 티격태격해오고 있던 중이었다.

◆이래서 싸웠어요-윤수희씨

주말만큼은 쉬고 싶기도 하고 때로는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며 단란하게 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결혼 후 주말마다 교회에 나가야하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교회에서 바로 시골 시댁으로 가야할 때가 많다. 그렇지 않으면 시댁식구들이 집으로 들이닥친다. 너무 피곤하다. 싫은 기색이라도 보일라치면 남편의 눈초리가 달라진다.

때로는 교회서 나 혼자 집으로 와버리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즐거워야할 주말아침마다 싸우게 되고 때로는 저녁까지 연결되기도 한다. 나도 내 시간을 가지고 싶다.

◆나도 할 말 있어요-안희철씨

시골에는 부모님만 단촐하게 사신다. 연세도 드셨고 농삿일도 이젠 버거운 눈치시다. 틈 날 때마다 내가 농사일을 거들어드리지 않을 수 없다.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아이들에게도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아내가 싫어하는 걸 알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해해 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외동인 내 입장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물론 자주 시골집에 가는 것이 무리인 줄은 안다. 하지만 연로하신 시부모를 생각할 때 그 정도도 양보 못하고 화를 내는 아내에게 서운한 마음이 생긴다. 너무나 자기 중심적인 여자인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요-전종국 영남대 겸임교수(상담학 박사. 인터넷 심리상담 전문사이트 카운피아〈www.counpia.com〉 대표)

시댁문제로 위기가 닥친 것에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군요. 이 문제는 옛날부터 묻어둔 서로간의 불만이 표면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인정을 부인으로 하여금 보상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많은 기대를 가지게 되죠. 그러나 부인입장에서는 남편과 결혼한 것이지, 시부모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남편의 강요나 시댁에 대한 행동에 대해 불편을 겪게 되고 불만으로 쌓이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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