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차기주자 역학구도

입력 2001-04-28 14:49:00

민주당의 4·26 재·보선 패배로 차기주자들의 역학구도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도부 인책론이 제기되지 않더라도 개혁성향 그룹의 입김이 드세질 것으로 보이며 일부 주자들의 인기몰이식 정치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김중권 대표는 "공천을 잘못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기다. 취임후 줄곧 주장해온 '강한 여당론'이 타격을 입게된 것은 물론이고 개혁을 통한 정국 정면돌파 방안도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체적으로는 "재·보선 패배가 지도부 인책론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가 패인을 어떻게 분석하는지 지켜보자"는 식의 냉소적인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연합공천에 불만이 있은 것으로 비춰진 이인제 최고위원의 경우 논산시장 선거에 적극 나서지 않았지만 자민련 공천자가 가까스로 당선돼 직접적인 비난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차기 대선주자들이 당의 단합보다는 개인적인 행보에만 급급했고 인기몰이식 강연정치에만 치중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이 위원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재·보선 패배는)공천의 문제가 아니며 민심의 현주소로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근태·정동영 최고위원 등 당내 개혁파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가 '강한 여당론'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 때문이다. 김 위원은 "국민이 집권여당에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인 만큼 부분적인 정책실패를 인정해야 한다"며 자성론을 펴고 있다. 정 위원도 "당 안팎에 악재가 많은 상황을 감안, 반성과 함께 분위기 일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누가 영남후보냐"를 두고 김 대표와 경쟁을 벌이는 노무현 상임고문은 일단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노 고문은 "이런 정도의 일을 갖고 지도부 거취를 따진다면 배겨날 지도부가 있겠느냐"며 일단은 지도부를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세력 결집론'에 목소리를 높이고 합종연횡을 통한 후보 단일화에도 적극적이었던 그의 행보를 볼 때 당내 개혁파들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