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쉬운 사회

입력 2001-04-28 00:00:00

스웨덴에서는 시동을 걸면 자동적으로 '헤드라이트'가 켜지도록 자동차를 만든다고 한다. 북구라파 지역의 겨울이 길뿐 아니라 여름에도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독일, 스위스 등 다른 유럽 국가도 흐린 날씨나 터널 속을 지날 때 대낮이라도 거의 대부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다닌다. 스위스 여행때 비가 오는 날 '헤드라이트'를 켜는 이유를 스위스 운전자에게 물었다. 이 운전자는 주위의 자동차 운전자들이 자기 차를 좀 더 잘 식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흐린 날'이나 '비가 오는 날' 또는 터널 속에서 '헤드라이트'를 켜는 차량이 많지 않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그만큼 부족한 것이다. 또 어두운 밤 길을 달릴 때 내 앞만 잘보이면 된다는 생각에 '먼불'(하이빔)을 켜고 다니는 행위도 다른 차량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탓이다. 터널을 통과할 때 어쩌다 '헤드라이트'를 켜는 차량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그러나 백미러를 통해 소리없이 바싹 다가붙은 컴컴한 물체를 볼 때는 현기증과 함께 남을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유럽사람들의 현명함이 부러워진다.이석조(대구시 국제관계 자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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