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항 어떤혐의 받고있나

입력 2001-04-25 15:35:00

25일 도피행각 3년만에 검거된 박노항(朴魯恒)원사는 병역비리의 '몸통'이라는 별명에서 짐작되듯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병역비리에 관련돼 있다.

검.군 합동수사반은 그동안 3차례에 걸쳐 병역비리를 샅샅이 훑어 왔으나 정.관계 고위층 자제들에 대한 비리와 관련해서는 변변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비리 추적도중 박 원사에서 연결고리가 끊겼기 때문이다.

박 원사는 1차 검.군 합동 수사가 진행될 때는 20여건의 병역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으나 수사가 진전되면 될수록 그를 매개로 한 비리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검.군은 지금까지 확인된 박 원사의 비리가 병역비리 1차수사 당시 원용수(56)준위로부터 1억7천만원을 받고 12명의 병역을 불법 면제시켜준 것을 비롯해 1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챙긴 돈은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군주변에서는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박 원사가 입을 열 경우 그의 총체적 비리 규모는 예측을 불허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박 원사가 CT 필름 바꿔치기 등 전혀 새로운 수법의 병역비리를 저질러 왔고, 은밀하게 이뤄진 정.관계 고위층 자제의 비리에 주로 연루돼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개입한 비리유형도 '병역비리의 백화점'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했다.

그는 병무청 파견수사관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병역면제와 카투사 선발, 보직조정 등 거의 모든 유형의 병역비리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합수반은 지난 2월13일 수사반을 공식해체한 이후에도 박 원사의 친인척, 내연의 여자 등 핵심 주변인물들을 중심으로 검거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박 원사가 검거됨으로써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고위층 자제들에 대한 병역비리수사가 본격화돼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수사 관계자들은 그의 검거 소식을 들은 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 원사가 잡힌 이상 베일에 가려져 있던 고위층 자제들의 병역비리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

더욱이 박 원사는 검은 거래를 하면서 챙긴 거액의 돈을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위한 수단으로 각계 요로에 뿌린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실제로 박 원사가 3년 가까이 꼬리를 밟히지 않고 도피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던것은 그가 검거될 경우 뇌물상납 폭로 등 파문을 우려, 누군가 보호해주고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 있게 제기돼 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원사가 검거됨으로써 원점에서부터 병역비리 수사를 다시해야 할 판"이라며 "수사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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