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38)씨는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며칠전 구입한 유산균제조기로 요구트를 만드는 것이다. 유산균 음료에다 우유를 섞은 다음, 기계에 넣어 7,8시간 발효시키면 먹기에 알맞은 떠 먹는 요구르트가 만들어 진다. 이씨 가족은 이 요구르트를 디저트로 먹고 있다. 이씨는 "유산균을 먹고난 다음부터는 과음후 꼭 찾아오던 설사가 없어졌다"며 "유산균이 암까지 예방한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유산균이 몸에 그렇게 좋은 것일까? 유산균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어떻게 유익하게 작용하는지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암을 예방한다=유산균이 설사와 변비를 예방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장내 유해균의 성장을 막아 설사를 멈추게 하고, 젖산을 만들어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어 변비를 막는다.
최근 학계에서는 유산균의 새로운 효능, 즉 항암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신슈대 아키요시 호소노 교수는 유산균 발효유가 발암물질의 활동을 억제하고 세포의 돌연변이를 막는 작용을 한다고 주장했다. 호소노 교수는 발효유를 섭취하기 전에는 배변내의 세포돌연변이 세포가 변 100g당 151개 였으나, 발효유를 마신 후에는 돌연변이 세포가 71.9%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산균 발효유 가운데서도 락토바실러스, 비피더스, 락토코커스 등에서 효과가 컸다고 한다. 유산균의 항암작용은 유산균 세포벽에 붙어 있는 블라스톨리신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면역반응도 좋게 한다=우리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범하면 면역계는 항체를 생산해 물리친다. 유산균은 이 항체 생산을 촉진, 병원균에 감염되는 것을 억제한다.
유산균이 만들어 내는 아시도린과 락토시긴이란 물질은 장내 유해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항생제 역할을 한다. 유산균은 유해한 박테리아뿐 아니라 유익한 균까지 죽이는 항생제의 과다 복용으로 무너진 장관내의 미생물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유산균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 뜨려 성인병을 예방하고 장관내에서 비타민B1, B2의 합성을 도와 비타민 결핍을 예방한다.
칼슘의 섭취를 촉진하는 것도 유산균의 역할이다. 칼슘이 많은 우유를 유산균으로 발효시켜 마시면, 그냥 우유를 마실 때보다 칼슘이 더 잘 흡수된다. 칼슘은 유산균이 만들어낸 젖산과 결합될 때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바뀌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도 예방=유산균이 난치성 알레르기 질환인 유아 습진의 위험을 크게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따르면 요구르트와 치즈에 들어 있는 유산균-GG 캡슐을 임신부와 신생아에 투여한 결과, 유아습진 위험이 50%나 감소했다는 것.
런던대 의대 사이먼 머치 박사는 "유산균이 습진외의 다른 알레르기 질환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 우리 몸에 유익한 박테리아를 이용한 치료방법에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김순동교수
(대구가톨릭대 식품공학과)
◈탄수화물 분해하는 박테리아
◇유산균이란=젖산균을 흔히 유산균(乳酸菌)이라 한다. 우유속에 있는 유당(乳糖)을 이용하여 젖산을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유산균은 포도당 또는 젖당과 같은 탄수화물을 분해, 젖산을 만드는 박테리아다.
유산균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루이스 파스퇴르였지만, 유산균의 중요성을 알린 사람은 20세기 초 소련출신의 생물학자인 메치니코프였다. 메치니코프는 불가리아가 장수국으로 알려져 있던 터라 그들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수의 비결을 밝혀 보고자 연구했다. 결론은 발효유를 마신다는 것이었다. 메치니코프는 유산균이 정장작용을 하여 인간이 건강을 지켜준다는 사실을 밝혀 노벨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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