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구본부 주최 '구조조정 분쇄, 현 정권퇴진, 임·단투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는 한단계 성숙한 시위양상을 보여줬다.
지난 10일 발생한 경찰의 대우차 부평공장 노조원 '폭력진압' 때문에 이날 집회는 시위 참가자와 경찰의 충돌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에 그쳤다. 이날 낮 12시30분부터 집회·시위를 시작한 노동자와 학생, 시민 등 700여명과 '시위진압'에 나선 경찰 1천여명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부 대학생들은 비폭력을 내세우며 돌 대신 풍선을 들고 나왔다. 경북대 총학생회 한 학생은 "돌과 화염병을 던져야만 성공적인 시위를 했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며 "누구도 다치지 않고 평화롭게 우리의 뜻을 전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도 "시위대의 거리행진시 2차로만 허용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전 차로로 바꾸는 등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오후 4시30분쯤 시위 참가자 중 일부가 대구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시청으로의 진입을 시도,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져 소동을 빚었다. 그러나 몸싸움 중에도 대부분 노조원들은 "전경들은 아무 죄가 없으니 때리지 말라"며 소리를 쳤고, 돌과 화염병 대신 계란을 던졌다.
중부경찰서 이동준 서장도 전경들이 들고 있던 진압봉을 모두 수거하며 충돌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 노력했다.
오후 5시20분쯤 노조원들은 시위현장을 청소하고 몸싸움을 벌였던 일부 노조원들은 전경들에게 미안하다며 등을 두들겨 주기도 했다.
한 상인은 "큰 집회가 열릴 거라고 해서 크게 걱정했는데 평화롭게 끝나 다행"이라며 "이렇게 충돌없이 끝나는 시위라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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