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커스-고속철 '대구구간 지하화' 효과

입력 2001-04-19 00:00:00

고속철과 기존 경부선 철도를 함께 지하화할 경우 대구 도심의 모습은 근대화 이후 가장 큰 변화의 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우선 1905년 개통 이후 대구 남북을 갈라 도심 균형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던 경부선 철로가 땅 속으로 사라지게 됨으로써 도심 지도가 새로 그려지게 된다.

특히 기존 경부선과는 별도로 칠곡 지천에서 동구 고모역을 통과하도록 계획된 고속철을 경부선과 함께 한 개 노선으로 묶을 수 있어 자칫 3등분마저 우려되던 도심 고립화 위기를 사전에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상대적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북성.칠성.비산동 등 철로 인근 지역의 본격적인 개발이 가능해진다. 현재 30만명에 이르는 이 지역 주민이 철도 소음과 분진 공해에서 벗어나게 되며 반경 1km 구간 내에 위치한 초.중.고 22개교의 교육환경도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진다.

따라서 철도의 통과로 손도 못대고 있던 열악한 주거환경을 아파트 개발과 재건축사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개선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상권 활성화라는 연쇄적인 개발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지하화되는 철로변(서구 상리동~동대구역) 5.8km 구간에는 부지매입비 등 별도의 예산없이도 공사비만으로 왕복 8차로(폭 24m)의 간선도로를 확보 할 수 있게 된다. 또 고질적인 병목 구간인 칠성.통일.태평 등 9개 지하 차도도 함께 사라지게 돼 대구 도심 교통의 큰 짐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전신주나 통신망, 상.하수도 등을 복개구간 지하에 묻을 수 있어 부지 주변 토지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백승홍 의원은 이와 관련 "경부선 지하화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부터 사업에 착수 2010년 이전까지는 완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결실을 맺기까지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당장 정부 차원의 정책 변경과 그에 따른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이미 실시설계가 끝난 경부고속철도 대구 통과 노선 계획을 전면 백지화해야 되는데다 부지 매입비 1천500억원을 포함, 최소한 2천300억원의 추가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이미 지상화 결정이 난 서울.대전.인천 등 타도시와의 형평성 문제와 함께 정부로서는 정책 신뢰도 추락이라는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또 최초로 시도되는 공법인 만큼 고속철도공단과 철도청, 건설교통부, 대구시 등 관계 부서들의 적극적인 협력도 뒤따라야 한다. 공사 구간이 도심 한가운데를 통과하고 공기도 7년에 이르는 만큼 교통체증 유발과 함께 공사에 따른 소음. 진동 피해 등도 당장 떠안아야 할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