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보 재정 다음달 파탄의보료 추가인상 직장인 반발예상

입력 2001-04-17 12:29:00

올들어 급격한 적자행진을 보이고 있는 직장의료보험재정이 다음달 시재액 바닥]으로 파탄이 불가피해졌다.

직장의보재정의 파탄은 지난 77년 제도 시행이래 처음 발생한 사태다.

따라서 올초 직장의보료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21.4%를 인상했던 정부는 이르면 6월쯤 또 다시 인상조치를 취할 전망이어서 봉급생활자들의 거센 반발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직장의보의 수입은 지난 1월 3천96억, 2월 3천533억, 3월 4천969억여원인데 비해 지출은 1월 6천248억, 2월 5천953억, 3월 5천798억여원으로 지난 3개월간 6천400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적자를 메꾸어온 직장의보 시재액도 지난해 12월말 8천825억원에서 1월 5천673억원, 2월 3천252억원, 3월 2천425억원으로 급감했으며, 이달에도 1천억원 안팎의 당기 적자 발생으로 시재액이 1천억∼1천500억원 정도만 남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달 말쯤 직장의보 재정은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보험재정 고갈로 인한 진료비 지급불능 사태가 없도록 일시 차입을 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직장의보는 지역의보와 달리 국고보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시 차입금으로 적자를 보전했더라도 결국 의료보험료 인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난 1월 직장의보료 21.4% 인상에 이어 다시 보험료 인상이 확실한 상황을 맞자 직장인과 시민단체는 '의료정책의 실패를 봉급생활자에게 떠넘긴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건강권 확보와 의료개혁을 위한 대구시민연대' 관계자는 "의료서비스 개선은 없고 보험료만 인상하면 국민적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 김종대(54) 교수(경산대)는 "의보통합이 결정되면서 전국 모든 직장의보조합들이 보험료를 일제히 내리고, 또 마구 써 버려 이 지경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보험 구성 단위를 같은 생활권이나 기초 지방정부 단위로 종전처럼 분할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보험정책과 한 관계자는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병원 가는 횟수가 늘어났고, 의보 적용 범위 확대, 급여기간 연장 등에 따른 지출이 해마다 늘어 지금의 보험료 수입으로는 따라갈 수가 없다"며 "국민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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