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건 때문에도 소외감 높은 농촌이 뒤늦은 고속통신망 때문에 또한번 마음을 상하고 있다.
지역적 이격성 때문에 특산물과 농공단지 제품 판매 등에 더 필요한 인터넷이 고속통신망 미비로 안되고 있기 때문. 대신 전화선을 이용하느라 비용은 훨씬 많이 부담하면서도 이용에는 불편,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천 화산 농공단지 '대경식품' 양수종(51) 공장장은 "서울 업체와 수시로 인터넷으로 문서를 주고 받지만 일반 전화선을 이용해야 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했다. 상주 외답 농공단지 '진성전자' 서길호(45) 대표는 "모뎀을 이용해 전화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지만 속도가 느린데다 사용 시간 길이에 따라 요금 부담이 많아져 힘들다"며, 인터넷을 통한 전자 상거래나 홈페이지 운용은 엄두도 못낸다고 했다.
고속통신망이 설치된 성주의 한 '정보화 시범마을'은 인터넷을 통해 상당량의 특산물을 팔고 있으나, 일반 전화선을 써야 하는 지역에선 인터넷 직거래는 꿈도 못꾼다고 했다. 봉화읍의 박무순(23·문단리)씨는 "농업 신기술이나 선진농법을 배우려 해도 최신 정보에 접근할 길이 없고, 영주의 PC방까지 나가야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학생들의 소외감도 심각, 도시 학교를 흉내 낸 인터넷.컴퓨터 활용 숙제가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영양의 한 초교 4년생인 권모(11)군은 "학교에서 컴퓨터 숙제를 내면 PC방이 있는 도시까지 갔다 와야 해 아예 숙제를 못하는 친구들이 많고, PC방에 가서는 게임에 빠져 숙제는 뒷전인 때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경북지역 면 소재지 마을 경우 80% 가량 초고속망을 설치했다고 밝혔지만, 그렇잖은 대부분의 동네는 시설 비용 때문에 최소 50명 이상의 가입자가 확보되지 않으면 ADSL 시스템 설치를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보호원 생활경제국 담당자는 "수익성만 따지는 민간 업체들에게 맡겨서는 농촌지역 정보화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농기계 구입 때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이런 부분을 못잖게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박동식기자 parkds@imaeil.com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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