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찰기 승무원 귀환 이후 미-중 양국간 미 해군 EP-3E 정찰기와 중국 공군 F-8기 간 충돌사고 책임공방이 또다시 가열되고 있다. 미국측은 정찰기 승무원의 증언과 자료 등을 토대로 충돌사고 책임이 '중국전투기 조종사의 도발적인 근접비행' 탓이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 측은 "공중비행중인 미 정찰기가 갑자기 기수를 돌렸기 때문"이라 반박하고 있어 사고책임 공방을 둘러싼 미국-중국 양국간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미국의 시각=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3일 "지난 1일 남중국해 상공에서 발생한 충돌사고의 책임은 F-8기 중국 조종사에게 있다"면서 "그 조종사는 분명히 24명의 인명을 위협했다"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은 군용기 충돌사고의 책임이 중국 측에 있는 것으로 규정한 미정부의 공식입장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또 미외교관들은 "충돌사고 당시 미정찰기와 중전투기는 단 1, 2m내의 거리로 수차례 근접 비행했으며 3번째 접근때 F-8기가 EP-3E의 왼쪽 엔진 등 3곳과 충돌한 뒤 두 동강났었다"고 밝혔다. 사고후 미 정찰기는 중국측에 무려 15~25차례나 긴급 조난 신호를 보냈으나 반응이 없자 하이난섬 링수이(陵水) 비행장을 270도 선회한 뒤 활주로에 착륙했다는 것. 270도 선회는 비행기가 관제탑과 접촉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표준 신호이다.
◇중국측 주장=사고 당시 문제의 미 정찰기를 추적중이던 충돌사고 전 과정을 목격한 중국 전투기 조종사 자오 위(趙宇)는 "이 사고의 직접 원인은 미 정찰기가 돌연 우리 전투기쪽으로 방향을 크게 바꾸어 전투기가 근본적으로 피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비행규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탕자쉬안 중 외교부장도 "미 정찰기가 덤벼들어 하이난섬 영공에서 요격중이던 중 전투기 1대를 파괴시켰다"며 "빈번하게 중국 해안에 접근, 감시활동을 해온 미정찰기에 대한 조종사들의 요격행위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측이 조난신호를 보내고 하이난섬에 비상착륙했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 관리들은 미국 정찰기의 조난 신호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미국측이 불법으로 영공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신종합=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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