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는 약 마구 나돈다

입력 2001-04-11 00:00:00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살빼는 약이 의사의 처방전 없이 일반의약품처럼 마구 유통되고 있다.

뚱뚱한 몸매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손모(41·대구시 동구 신천동)씨는 지난달 시내 약국에서 제니칼을 구입, 하루 세차례 복용하고 있다. 손씨는 "약을 구입하려면 처방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병원가는 것이 귀찮아 평소 알고 지내는 약사에게 부탁해 제니칼을 구입했다"고 털어놨다.

대구시내 약국가에는 제니칼과 함께 식욕억제제인 '프림가올'도 의사의 처방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 ㅅ약국 한 약사는 "최근 살빼는 약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올 2월부터 시판된 제니칼의 경우 4주분 한 포장(84캡슐)에 11만원정도 하는데, 하루 1, 2포장은 나간다"고 했다. 이 약사는 "일부 약사들은 평소 알고 지내는 손님들에게 제니칼과 프림가올을 암암리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ㄱ대 비만클리닉실 관계자는 "진료를 받는 환자들 가운데 의사의 처방없이 약국에서 제니칼을 구입해 복용했다는 환자들이 상당수 있으며, 심지어 화장품 외판원으로부터 약을 샀다는 환자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고지방식을 즐기거나 먹는 양이 많아 비만해진 사람에게는 제니칼이 효과가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약효가 의문시 된다"며 "약효를 과신, 진단도 받지 않고 약을 복용하는 것은 의료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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