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체험.가족 봄나들이 야외박물관으로 가볼까
봄철 즐겨찾는 대학 캠퍼스나 박물관 야외는 잘만 활용하면 역사체험.현장학습 장소로 손색이 없다. 무심코 지나치곤 하던 곳도 찬찬히 살펴보면 그만큼 얻는 게 있다. 경북대 본관 앞 박물관 뜰에서는 탑과 부도를, 영남대 민속원에서는 전통가옥을, 국립대구박물관 건물 앞에서는 용두(龍頭)를 눈여겨볼만하다. 갖가지 봄꽃이 시샘하듯 피어나는 4월의 캠퍼스와 박물관 야외는 주말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0..경북대 야외박물관
경북대 박물관 정원에 늘어선 석물들은 4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캠퍼스의 야외 박물관으로 외국인 방문객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을 정도. 여기서는 탑과 부도를 꼭 눈여겨봐야 한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본관 쪽에서 봤을 때 가장 앞의 규모가 큰 3층석탑은 족보가 있는 귀한 탑이다.
현재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에 위치한 남평문씨 세거지(문희갑 대구시장의 고향)에 원래 들어서 있던 인흥사(仁興寺) 앞마당에 서 있던 탑이었다. 인흥사는 통일신라때 창건된 고찰로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구상하고, 일부 집필하고, 인쇄까지 했던 큰 사찰이었으나 임란때 소실됐다. 후에 남평문씨 세거지로 이곳이 변했고, 인흥사 삼층석탑은 경북대 야외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박물관 입구에 내려서다보면 오른쪽 언덕에 나란히 선 2기의 부도(浮屠). 이 석조부도의 주인공은 분명 나말여초의 고승대덕이었다. 사리나 유골을 봉안했던 탑으로 단연 국보급에 해당되는 걸작이다. 일제때 일본사람이 정원 장식물로 옮겨다 쓰던 것을 해방후 이전 복원한 것으로 그 주인공을 알 수 있는 부도비가 유실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왼쪽의 부도는 조각이 웅장하고 탑의 아래위가 균형을 잘 이루고 있고, 오른쪽의 것은 기단의 장엄함이나 중대석에 양각된 용과 구름의 웅혼한 기상이 볼만하다. 박물관에서 사범대쪽으로 향하는 내리막길 아래에 쭉 도열해 있는 고려 문신상들도 볼거리이다.
0..영남대 민속원
영남대 본관 남쪽 민속원에 자리잡은 까치구멍집과 의인정사는 초가와 기와집, 민가와 양반가로 크게 대비가 된다. 까치구멍집은 산간벽지의 서민들이 거주하던 독특한 양식의 초가로 안동시 월곡면 도목리의 수몰지구에서 옮겨온 200~300년 전의 민가다.
보온과 방한을 위해 부엌.대청.사랑방.외양간까지 가옥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반면, 연기며 김.냄새 등을 배출하기 위한 공기순환 장치로 지붕 양쪽에 구멍을 만들었다. 그것이 꼭 까치집 구멍같이 생겨 '까치구멍집'이란 이름이 붙었다.
까치구멍집 앞에 있는 의인정사는 전형적인 양반가옥이다. 안동시 도산면 의촌리 의인마을 수몰지구에서 이전.복원한 것으로 퇴계 이황의 후손이 기증한 것이다. 45칸의 목조기와집으로 솟을대문이 있고, 특히 안채와 사랑채, 아래채와 행랑채를 따로 둔 조선시대 상류층의 가옥양식을 주목할 만하다. 같은 기와집이지만 조선시대 민가양식인 경주 맞배집도 눈길을 끈다.
0..국립대구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앞에서는 당간지주 위에 높다랗게 앉은 금동용두보당(金銅龍頭寶幢)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절 입구나 법당 앞에 세워 깃발(幡)이나 괘불(掛佛)을 달았던 당간지주석(幢竿支柱石)은 흔하지만 당간 위에 설치했던 용두는 희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입에 여의주를 물고 아래쪽에 깃발이 오르내리도록 도르래가 장치되어 있는데 진품(통일신라.영주 풍기에서 홍수로 발견됨)은 박물관 내부에 전시돼 있다. 국립대구박물관의 상징적인 유물이다.
박물관 건물 주변에는 나무이름을 일일이 붙여둔 수목원과 염료식물 등 식물원이 있어 어린이들의 좋은 체험학습장이 되고 있다. 여름철에는 메밀꽃으로 뽀얗게 뒤덮인다. 어린이회관과 연결된 뒷산 산책로 또한 명시와 천자문을 읽으며 걸을 수 있는 자연학습장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