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외국기업들이 우리 나라에서 사업을 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노사관계를 들고 있다. 이는 노사관계가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서양적 인간관계만으로 생각하면 한국적 인간관계를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도 노사문제를 가장 큰 경영문제로 예를 들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결여되어 있어, 기업으로서 좀더 합리적이고 경쟁력 있는 경영을 하려고 해도 여의치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서 외국의 선진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떻게 경영을 하고 있나 하는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와의 차이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앞으로 어떤 유연성이 필요한지를 느낄 수 있다. 먼저 지난 2개월 동안 대표적 선진기업에서 일어난 일들을 돌이켜 보자.
(사례 1) 델(Dell) 컴퓨터와 컴팩(Compaq) 컴퓨터.
지난 2월 16일 세계 PC 시장에 2위를 점하고 있는 델 컴퓨터 회사가 1700명의 해고를 발표하였다. 델 컴퓨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 43%나 증가하였으나 경기둔화로 인하여 수익이 예상보다 떨어짐에 따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1천700명을 감축한다는 것이다. 금년도 델 컴퓨터의 매출액은 87억달러에 달하고 이는 전년도 대비 28% 증가한 것이다. 지난 3월 16일에는 델 컴퓨터의 최대 경쟁사인 컴팩(Compaq)사가 전체 종업원의 7%에 해당되는 5천명을 감축하여 금년에 약 5억 내지 6억달러의 원가절감안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인원감축은 PC의 수요가 악화됨에 따른 것이다. 그렇다고 컴팩 회사가 결코 적자에서 허덕이는 것이 아니고, 수요약화로 예상수익보다 이익이 적어지고 델 컴퓨터와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른 대응책이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컴퓨터 네트워킹 설비업체인 3 COM은 1천200명을 감축하여 금년에 2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발표를 하였다.(사례 2) 시스코(CISCO) 회사.
지난 3월 10일에는 세계적인 인터넷 서버 제조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사가 정규직 종업원의 11%에 해당하는 5천명을 해고할 뿐만 아니라 임시계약직에서도 3천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해의 수익이 5% 감소한데 대한 대응책으로 이와 같은 원가 절감은 경기변화에 대응하여 놀랄 것도 없는 적절한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세계적 반도체 회사인 인텔(Intel)도 전체 종업원의 6%에 해당되는 5천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최근의 반도체 수요가 감소한데 대한 대응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례 3) 프록터 앤 갬블 회사.
우리에게 잘 알려진 치약이나 비누, 샴푸를 만드는 프록터 앤 갬블 회사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금년에 9천600명을 해고한다고 지난 3월 22일에 발표하였다. 이는 전체 종업원의 9%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번 인원감축으로 1년에 약 6억달러 내지 7억달러의 비용이 절감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프록터 앤 갬블은 2년 전에는 구조조정계획안을 발표하면서 1만5천명을 감축하였으므로 이번 인원감축까지 합하면 2년 사이에 2만4천600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위에 든 사례에서 유의할 것은 이들 회사들이 부채나 적자에 허덕이며 생존이 어려운 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회사들은 세계적인 선진기업으로 가장 존경받는 회사들이다. 이런 회사들에서 경제여건의 변화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하여 인원도 감축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와 같이 노동시장에서 유연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결국 도산 직전까지 버티고야 비로소 대책을 세우고 어려운 노사관계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우리의 경제개혁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들이 정부, 기업, 국민이 합심하여 작성되어야 할 때이다. 이는 세계가 하나의 경제로 변모하는 요사이 우리가 외국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대책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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