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인 라우터의 국내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한아시스템의 박영환 회장은 야당국회의원 비서로 시작, 야당총재의 공보비서와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내는 등 15년 남짓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정치권에서 맴돌던 박회장이 한아시스템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청와대 춘추관장시절 베푼 작은 배려에서 비롯됐다. 서울구경에 나선 낙도어린이들이 청와대 경내 관광을 요청했으나 청와대 행사와 시간이 겹쳐 불가능해진 것을 알고서 그는 관람시간을 바꿔 청와대를 방문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낙도어린이들의 서울방문을 주선한 측에서 이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가 그가 공직에서 물러난 후 한아시스템의 신동주 사장을 소개시켜 줬고 신사장은 박회장에게 경영을 맡겼다.
한아는 지난 해 150% 성장한 4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매출 1천억원, 순익 120억원을 경영목표로 정했다. 한아는 올 매출 가운데 수출목표를 300억원으로 잡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아시스템의 주력 히트 제품은 랜환경에서 모든 케이블을 하나로 모아 데이터를 각 PC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스위치'와 서로 다른 통신망으로 이어주는 네트워킹장비인 '라우터'다. 한아는 소형 라우터 부문에서는 외국제품을 밀어내고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있다. 지난해 국내 소형 라우터시장은 약 3만대. 한아는 이중 2만여대를 공급했다. 대구교육청의 교육망도 한아제품이다.
그는 "정치권과 공직에 있을 때의 경험이 기업경영에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부회장까지 맡고 있는 그는 "새로운 분야지만 여기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