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된 문제아 마르티네스

입력 2001-04-07 00:00:00

"쟤는 문제아야, 저 방망이로 어떻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는지 이해가 안돼" 삼성 김응룡 감독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 동안 줄곧 마르티네스에게 불만을 내비쳤다. 우스갯소리였지만 마르티네스를 뽑은 모코치에게 "자네가 책임지라"며 답답해했다.

김감독은 내심 한달간 시험을 쳐본 뒤 안되면 내칠 생각이었다. 이런 김감독의 마음을 알아차린 탓일까. 마르티네스는 2일연속 홈런포를 가동, '문제아'에서 '용'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7타점을 올린 마르티네스는 97년 한경기 8타점을 기록한 정경배(삼성)에 이어 한경기 최다타점 공동 2위와 올 시즌 홈런 단독선두에 나섰다.

사실 마르티네스는 일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도 99시즌 빌리 홀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범경기때부터 매일같이 특타훈련을 하면서 타격감을 잡아나갔고 한국 투수들에 대한 투구분석에 심혈을 기울여 자신감을 키워나갔다.

그는 수비가 좋고 도루능력까지 갖춰 타격감만 제페이스를 찾을 경우 공수주 3박자를 겸비한 선수가 필요한 삼성이 가장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게 됐다.

마르티네스는 경기후 "시범경기때는 페이스조절에만 신경을 썼기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한국투수들의 구질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적응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롯데 기론과 같은 도미니카 출신의 마르티네스는 지난 90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뒤 96년과 98, 99년 시애틀과 피츠버그 등지에서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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