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수성구 옛 극장 건물 2층을 빌려 대구연극제를 준비중인 한 극단. 오후 7시에 모인 10여명의 출연 배우들은 초코파이로 저녁을 때우고 곧 바로 연습에 몰두했다. "이 대목에선 몸을 좀 더 출렁거려야지". 연출가의 까다로운 주문이 잇따르는 가운데 자정이 가까워서야 파김치가 된 채 하루 연습을 끝냈다. 다른 참가 극단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제18회 대구연극제가 오는 8일부터 대구 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대구연극제가 바짝 다가오면서 참가 극단의 연습강도도 한층 높아졌다.
1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연극제엔 대구연극협회에 등록된 10개 정회원 극단중 극단 원각사의 '어머니'를 비롯, 예전의 '은빛테러', 여명의 '문제적 인간 연산', 극단 연인무대의 '돼지사냥' 등 4개 극단이 신청, 모두 12회의 공연을 가지면서 대상을 향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게 된다.
'어머니'는 한국현대사와 함께 질곡의 삶을 살아 온 우리 어머니들의 모진 인생역정을 줄거리로 해 과거와 현재가 시공을 초월하는 등 극적 재미를 높인 것이 특징. '은빛테러'는 이번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창작 희곡으로 부모님을 모시기 싫어 서로 갈등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다뤘다.
'문제적 인간 연산'은 조선조 폭군인 연산군을 통해 권력과 광기의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TV에서의 역사극 열풍이 연극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되며, '돼지사냥'은 가짜가 대접받는 사회 풍조 등 현실을 패러디, 웃음과 교훈을 동시에 전하는 내용이다.
연극평론가 2명, 연기.연출자 및 극작가 각 1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이 참가 극단의 연극이 종료된 16일 밤 토론 등을 거쳐 최종 선정할 대상작은 제주에서 5월말부터 열리는 전국연극제 대구대표로 참가, 전국의 극단과 한판 자웅을 겨룬다.
특히 이번 대구 연극제는 올해 새로 집행부를 구성한 대구연극협회(회장 박현순)가 의욕을 보이며 '축제성' 연극제로서의 성격을 대폭 강화, 시민들을 유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개막일인 8일 대구백화점과 문화예술회관 광장 앞에서 대구연극제를 홍보하는 조성진씨의 마임, 장대인간 놀이 등이 펼쳐지고 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로비에서는 참가 극단의 포스터, 의상, 분장도구 등을 선보이는 무대 미니어처 전시회도 열린다또 17일 오후 6시에 열리는 시상식에 앞서 오후 2시부터 '대구연극발전을 위한 제언'이란 주제의 세미나와 함께 대경대 장병인 교수의 메이크업 쇼, 극작가 이윤택씨의 특강, 마임 '연극인의 하루' 등 다채로운 행사가 관객들을 흡인한다. 입장료=1만원(예매 8천원), 중.고생 5천원. 문의 053)606-6334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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