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거든 떫지나 말든지'라는 말이 있거니와 요즘의 자민련만큼 떨떠름한 정당도 없을것만 같다. 민주당으로부터 의원을 4명이나 꿔와서 가까스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것부터가 영 볼썽사납다.
▲이런 판에 이적(移籍)의원들이 입당하면서부터 좬입각하게 돼있다좭고 발언하나 하면 연어처럼 모천(母川)인 민주당에 복귀하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게다가 당론에 어긋나는 보안법개정 주장까지 멋대로인데도 당지도부는 꿀먹은 벙어리마냥 말 한마디 못하고 있으니 이런 정당이 세상에 또 있을까.
▲이처럼 당지도부가 무기력한 것은 1명이라도 탈당하면 어렵게 만든 원내 교섭단체가 그만 무너지고 국고보조금이 끊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지도부는 국정은 뒷전으로 돌린채 소속의원들에게 입각(入閣)과 국회직, 당직 등의 당근을 듬뿍주어 원내 교섭단체 방어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게 저간의 사정이다. 자민련 의원 20명중 장관 3명을 포함, 국회직과 당직 등을 제외하면 평의원은 3명에 불과한 것만 봐도 자민련이 작지만 얼마나 '잘나가는' 정당인지 알만하다.
▲이런 터수에 자민련에 문제가 생겼다. 원철희(元喆喜) 의원이 농협중앙회장 시절 비리와 연루, 서울고법에서 집행유예 3년의 실형 선고를 받은 것이다. 아직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남았지만 전례에 미뤄볼 때 올해안에 원 의원이 의원직을 잃고 자칫 자민련이 교섭단체 붕괴의 비운(?)을 또 맞을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년내에 교섭단체가 무너지면 내년 상반기까지 자민련은 41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잃게된다니 미상불 당 수뇌부가 노심초사함직도 하다.
▲자민련은 의원 꿔서 어거지로 교섭단체를 만들었지만 이번에도 원 의원의 집행유예로 교섭단체가 또 흔들리고 있는 것을 당의 '오너'격인 JP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JP가 평생 좌우명으로 삼은 이른바 물흐르듯 자연스런게 최상이란 뜻의 상선약수(上善若水)의 마음으로 바라볼 때 자민련의 지금 모습이 진정 옳은 것일지…. JP는 이 지경에서도 소이부답(笑而不答:웃으며 대답않음) 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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