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간증 대구 온 YS 맹비난

입력 2001-04-02 00:00:00

현 정권에 대해 한동안 침묵을 지켰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반 DJ 투쟁'의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YS의 이같은 행보는 그가 올초 구여권의 96 총선 안기부자금 유입 사건이 터졌을 때 김대중 대통령과 '정면대결'을 선언하며 비난을 가한 이후 한동안 침묵을 지켜 3김 연대 내지 YS-DJ 제휴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전 대통령은 2일 대구.경북지역 기독교 인사 200여명과 조찬기도회를 갖고 "김대중씨가 김정일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무능과 과욕에 찬 한건주의식 정책에 따른 의료파탄과 교육붕괴로 나라가 파탄에 내팽개쳐졌다"며 현 정권을 맹비난했다.

전날 대구에 도착, 서일교회와 제일성결교회에서 잇따라 신앙간증을 가진 김 전 대통령은 "DJ는 독재자고 입만 벌리면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며 "이를 묵과하면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짓는 것이며 말할 것은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해 조목조목 비난에 나선 그는 "DJ가 공산주의와 성급히 타협했으며 김정일 방한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으나, 그러면 나라가 온전하게 남아나지 못한다"고 공격했다.

또 "DJ는 사상이 의심스러운 사람이며, 공산통일은 절대 반대한다"며 발언수위를 한껏 높인 뒤 "김 대통령이 김정일의 대변인 노릇을 한 탓에 한미정상회담에서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의보재정 파탄과 실업난, 교육 문제 등을 나열하며 현재를 총체적 위기상황으로 규정한 김 전 대통령은 "현 정권이 지역감정을 촉발시켜 그 골이 역사상 가장 심화됐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을 할애,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이뤄진 금융실명제, 역사 바로세우기 등 '국가 개혁'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 김 전 대통령은 특히 하나회 청산으로 국민들이 '군부 쿠테다'의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는 김용태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한규 전 총무처 장관 등이 동행했으며 신앙간증에는 김혁규 경남도지사도 참석했다.

한편 이날 오전 김 전 대통령은 지역 민주산악회 회원 700여명과 팔공산을 등반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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