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일 관광객 오든말든...

입력 2001-03-31 00:00:00

◈관광객 유치 '나몰라라'

해마다 4.5월은 일본 관광객이 가장 많이 한국을 찾는 시즌이지만, 일본인 관광의 가장 중요한 코스 중 하나가 되고 있는 경주는 이들의 유치에 손을 놓고 있다.관광업계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4월 말부터 5월 중순에 걸쳐 봄철인데다 '녹색의 날'(4월29일) '헌법기념일'(5월3일) '국민의 휴일'(4일) '어린이날'(5일) 등 연휴가 잇따라 집중적으로 해외 여행을 나오고 있다. 또 근래엔 일본에 불황이 겹쳐 근거리 여행을 선호하는데다 한국 경우 인천공항 개항으로 인한 여행비용 증가 때문에 부산항이나 김해공항을 이용한 입국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의 영남권 여행은 거의 부산지역 여행사들이 주도하고 있을 뿐, 경주는 일본 현지는 물론 부산지역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 관광객 유치 활동 조차 거의 없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다음달 7일 있을 경주 벚꽃 마라톤 대회 경우, 올해도 1천400여명의 일본인들이 참가를 신청했지만 주로 일본 요미우리 신문사 소속 여행사가 주선, 부산지역 여행사와 연계해 이뤄졌다. 이 대회는 국내 참가자들의 비난까지 감수하며 개회 시간을 오전 7시로 정해, 일본인 참가자들이 오후에는 관광을 할 수 있게 해 놓고 있다.

부산 '대한여행사' 한 관계자는 "부산 여행사들은 일본에 지사를 두고 있을 정도이나 경주 여행업계는 연계 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결과 "부산에는 김해공항이나 부산항을 통해 많은 일본 여행객들이 오지만 당일 관광이 많은 등 여건 때문에 경주까지는 가기 쉽잖다"고 했다.

그런데도 경주시 관계자는 "특별하게 일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 여행업계에서는 "경주 관광을 남의 손에 맡기고 있는 꼴" "경주는 거저 이름이나 팔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부산시는 4월 6일부터 한달 동안을 '부산 그랜드 세일' 기간으로 정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부산시는 이 기간 동안 관광호텔.이미용업소.쇼핑점.음식점 등 58개 업체와 연계해 대대적인 세일 행사를 벌이고, 주말 민속공연 등 이벤트를 만들기로 하고, 행사 홍보물 5만장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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