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내가 공무원인지 진화 대원인지 도무지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구미시 소속 1천400여명의 공무원들은 본업무는 뒷전인 채 올들어 유난히 잦은 대형 불 때문에 파김치가 되고 있다.
일이 꼬이려니 이상한 일도 다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22일 오후 시청 시장실 바로 맞은 편 여자 화장실에서 화재가 발생, 10여대의 소방차가 출동하고 500여명의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대소동이 빚어졌다는 것. 그 사건 후 공무원은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아니나 다를까. 이달 들어서만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난 17일의 '구일코드' 대형화재가 있었고, 거의 동시에 2~3개 다른 공장에서도 불이 났다. 산불은 시도때도 없이 나더니 드디어 지난 25일 금오산과 맞닿은 형곡동 뒷산에서 대형 산불이 터졌다.
260억원의 엄청난 피해를 낸 구일코드 화재는 오전 2시20분에 발생했었다. 단잠에 빠져 들었던 공무원들은 비상연락 전화벨 소리에 놀라 허둥대야 했다. 금오산 산불은 그 며칠 후 오후 8시쯤에 발생, 공무원들은 또다시 등에는 소화용 펌프, 오른손에는 갈퀴, 왼손에는 손전등을 들고 밤새도록 산불과의 전쟁을 벌여야 했다. 한숨 돌리려 할 즈음이던 27일 오후에도 시청 스피커는 긴급 출동령을 내렸다. "구미중 뒷산에 불이 났으니 긴급출동 하라".
"전에는 불이 나면 의레 주민들이 먼저 달려 나왔으나 요즘은 아예 공무원 몫으로만 돌리고 '남의집 불구경'이나 하고 있다"고 한 공무원은 한숨지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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