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전 마저 '님비 현상'과밀 화원초교 주민이 이전 반대

입력 2001-03-27 12:36:00

쓰레기매립장을 비롯한 혐오시설에서 발생하기 일쑤인 주민 반대의 이른바 님비현상이 학교 신축에 까지 번지고 있다.

대구 달성교육청이 국내 최대 과밀학급인 달성군 화원읍 화원초교와 달성중학교의 학생분산 대책으로 초교와 중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님비현상으로 1년여동안 학교 예정지를 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주민들은 학교가 들어설 경우 정화구역으로 묶여 상권이 위축받는다고 반대하고 있다.

달성교육청은 지난해 2월 화원읍 구라리 구마고속도로 주변을 가칭 천내초교와 화원중 신설 예정지로 정하고 대구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소음 등으로 부적합하다'며 부결당했다.

당시 구라리일대 토지 소유자들도 학교부지 편입에 반대, 달성교육청은 화원 도심쪽인 천내리 ㅅ직물자리 6천여평을 학교부지로 선정해 대구시의 시설결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화원읍 번영회를 비롯 현지 주민들은 "학교가 들어서면 인근 상가가 전부 정화구역에 포함돼 장사에 지장을 받는다"며 반발했다.

주민 1천여명은 당시 대구시 등 각계에 낸 진정서를 통해 "천내리는 각종 상가가 밀집해 중심상권이 형성된 만큼 학생들의 교육장소로는 부적합하다. 또 학교부지로 편입되면 토지 소유자는 물론 인근 단독주택까지 연쇄적인 재산가치 하락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올 3월 착공, 내년 3월 개교'를 추진해 온 교육청은 학교부지조차 결정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대구시의 도시계획위에서 부적지로 결정한 구라리 고속도로 주변을 예정지로 다시 추진하고 있다.

달성교육청은 화원읍 인구폭증(지난해 1만2천명 증가)으로 달성중학교의 수용능력이 한계에 달해 중학교 신설이 시급한 점과 화원초교생들의 과대·과밀학급으로 교육비 능률 초래, 적성교육활동 기회상실, 국도(5호선)횡단 통학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발을 구르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해부터 대단위 아파트단지인 명곡지구(4천300가구)가 입주해 달성중학교 1개로는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하지 못하자, 명곡지구내 초교 시설부지를 임시로 화원중학교로 사용하지만 곧 비워줘야할 형편이다.

화원초교 학부모들과 학교측은 『교실이 모자라 어린 학생들이 파행적인 교육을 받고 있는데도 이전예정지 주민들은 이해득실만 따지고 있다』며 비판했다.

69학급인 화원초교는 전교생이 3천20명에 학급당 평균이 45명으로 전국 학급평균 36학급, 학급당 인원수 35명보다 크게 많아 학부모들이 과밀해소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강병서기자 kbs@ima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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