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개혁성향 신당론으로 술렁.

입력 2001-03-26 12:21:00

개헌론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소문에만 그쳤던 개혁성향의 신당창당론이 구체화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이같은 기류가 당장 현실로 나타날 경우 현재의 여야 1대1의 대결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 현 구도 지속을 바라는 한나라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한나라당 비주류 중진인 김덕룡 의원이 정.부통령제와 대통령 중임제를 제기한데 대해 민주당에서 잇따라 호응하고 나서고 있다.

물론 민주당은 이런 개헌론에 대해 한나라당과는 달리 반기고 있다. 김영환 대변인은 25일 "한나라당에서도 이회창 총재를 빼고는 많은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근태 최고위원이나 이상수 총무도 "개헌론을 추진해야 하며 다만 야당이 반발하고 있는 만큼 차기 대선에선 적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하면 된다"며 "올 하반기 부터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오는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헌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로 했다. 박근혜 부총재 등 다른 비주류 중진들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2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총재단회의를 갖고 "야당 파괴와 재집권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력 반대키로 했다.

이런 와중에 신당 창당설이 모락모락 연기를 내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도 "과거 신당이라면 영남신당 창당 쪽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개혁 신당에 더욱 무게가 실려 있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신당설은 이달초 여야의 개혁성향 중진 및 초.재선 의원들과 시민 단체들이 합세, 오는 7월쯤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게 골격이다. 게다가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내세우는 방안도 논의중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김덕룡 의원이 내달 민주당의 김근태 최고위원 주도 단체인 국민정치 연구회 모임에 참석키로 하는 등 여야간 접촉도 부쩍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외에 이부영.손학규 의원 등 한나라당 비주류 인사들도 여당 인사들과 최근들어 잇따라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의원은 개헌론과 여당 인사들과 접촉이 신당설로 비화되자 26일 "탈당이나 신당창당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단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이같은 해명에도 한나라당 주류측은 의심의 눈길을 지우지 않고 있어 당분간 개헌론과 신당창당설은 정치권을 흔드는 진앙지가 될 전망이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