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멕시코를 거쳐 쿠바로 이민간 한인들의 이민 8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비 제막식이 25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쿠바남부 마나티 항구에서 열렸다.
쿠바 수도 아바나와 마탄사스, 카르데나스 등에 거주하는 한인이민 후손 2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 이민 1세들의 첫 도착지인 쿠바 대서양 연안의 마나티항에 모여 기념비 제막식을 가진 뒤 선조들의 노고를 기렸다.
에로니모 임(본명 임은조·75) 쿠바 한인회장은 "1905년 일제에 의해 부채노예로 멕시코에 끌려와 16년간 노동착취를 당한 끝에 이중 300명 가량이 쿠바땅을 밟은지 80년이 됐다"며 "쿠바에서도 고단한 삶을 살다간 선조들의 업적을 기리고 후손들의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해 기념비를 세운다"고 밝혔다.
제막식이 끝난 뒤 한인 후손들은 포옹 및 악수와 함께 선조들에 관한 덕담을 주고 받았으며, 한국 정부와 해외동포 단체들의 지원으로 한인회관을 설립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사회주의국가 쿠바와 한국간에 수교관계가 없는데다 한인회 활동마저 쿠바당국의 감시와 제한을 받고 있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쿠바에는 현재 300여명의 한인 후손들이 살고 있으나 냉전체제의 종식과 옛소련의 붕괴, 미국의 대쿠바 경제봉쇄 등으로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대부분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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