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별세는 현대의 대북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부측은 정 전 명예회장 사후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지만 속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우선 현재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가 금강산 사업 등 적자사업을 계속하겠느냐는 점이다. 대북사업을 위해 설립된 현대아산은 현재 자본금 잠식 상태고 현대가 북한에 요청한 금강산 관광료 인하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또 개성공단 개발사업은 착공시기도 정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
게다가 현대 내부에서도 대북사업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정 전 명예회장이 '소떼 방북'을 했던 지난 98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정 전 명예회장이 무리하게 북한에 투자하겠다고 해도 고향에 대한 투자인데다 그 권위때문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더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현대측의 이같은 부정적 견해는 정부측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비친다. 사업중단 의사를 비치면서 정부측에 새로운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금강산 관광료 인하에 부정적인 북한측 설득에 정부가 나서고 카지노와 면세점 설치 등에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측의 이런 움직임에 당장 정부가 급해졌다. 현대가 당장 대북사업에 손을 뗄 경우 현정권의 대북 포용정책은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20일 금강산 사업에 대한 지원의사를 밝혔다. 현대 대북사업의 지속여부는 북한의 협조도 필수적이지만 정부측의 지원여부에 달려있는 것 같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