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개각검토 배경

입력 2001-03-21 14:24:00

당초 3월말쯤으로 예상됐던 개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파탄이란 돌출변수 때문이다.

개각시기와 관련해 그동안 청와대 내에서는 정부 각부처의 업무보고가 끝나는 3월말쯤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외교안보팀의 실수를 들어 조기개각을 점치는 인사도 없지 않았으나 청와대는 "당장의 개각 요인은 없다"며 이를 일축했었다.

▲조기개각 배경=이같은 느긋한 흐름이 조기개각 쪽으로 바뀐 것은 바로 건강보험 재정파탄이 국정 전반의 총제적 위기상황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국민의 정부 국정운영 능력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연초 '강력한 정부론'으로 겨우 회복한 정국주도권을 또 다시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주 중반께 단행될 개각의 성격도 크게 바뀔 것 같다. 당초 김대중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었던 개각은 국정운영 변화에 대한 필요성보다 자민련 및 민국당과의 3당 정책연합 등과 관련된 정치적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파탄 문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개각은 민심수습과 국정쇄신을 위한 문책인사의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중요한 것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높이는 일이며 이를 위해 문책인사를 통한 개각이 가장 효율성이 크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개각시기=건강보험 재정파탄을 수습하기 위한 정부의 종합대책이 마련된 뒤에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 여권내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정부 대책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개각을 해 봐야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새로 들어선 장관까지 이 문제로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각은 이번 주말께 이한동 총리 주재의 4대 주무장관회의와 26일 민주당과 정부간 당정협의가 끝난 다음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여권내에서는 민심을 조속히 다잡기 위해 이번주 안에 개각을 단행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주내 개각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어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다.

▲개편 대상=최선정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질 0순위로 꼽히고 있다. 또 탄도탄요격미사일(ABM) 문제로 김 대통령의 외교적 실수를 야기한 외교.안보팀도 경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임동원 국정원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비교적 장수하고 있는 장관으로 꼽히는 최인기 행정자치부장관은 교체와 유임설이 엇갈리고 있으나 내각 쇄신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서는 교체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려가고 있다.

경제팀은 진념 경제부총리의 유임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1, 2명 정도가 교체될 것이란 설이다.

또 관심을 끄는 부분은 자민련, 민국당과의 3당 정책연합이 성사될 경우 이들 정당 소속 인사들의 입각폭. 현재 민주당에서는 정균환.김충조.김원길.김영진 의원 등이, 자민련에서는 장재식.이양희.정우택 의원, 민국당은 한승수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각이 국정쇄신을 위한 문책인사라는 점에서 이들의 입각폭은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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