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간의 16일 오찬 회동은 여권의 차기 대선전략이 사실상 드러났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늠하는 주요한 단초로 평가할 수 있다.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어떤 선거든 공조』키로 합의했다. 이는 지난 2일 회동에서 합의된 『각종 선거에서의 확고한 공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차기 대선에서의 공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각종 선거』를 『어떤 선거』라는 표현으로 바꿈으로써 차기 대선에서도 민주당과의 공조를 통해 정권재창출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범여권의 대선전략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차기 대선도 15대 대선 때와 같이 민주당.자민련 대 한나라당의 대결로 치러질 공산이 커졌다. 이에 따라 지난 대선에서 공동여당의 연합작전에서 간발의 차로 대선고지 점령에 실패한 한나라당의 DJP연대 저지를 위한 대응도 한층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JP는 또 이날 회동 직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대선에서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 의미있는 말들을 했다.
그 내용은 『40년 정계에 몸담았지만 그런 것(대통령)하고 싶었으면 다른 기회도 있었을 것인데 내년에 그럴 생각이 없다』며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과 『이 사람이 안되겠다 싶으면 반대할 것이고 이 사람이다 싶으면 성의껏 도울 것』이라며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
이같은 발언들은 차기 대선을 공동여당간 공조로 치르되 연합후보 결정과정에서 JP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같은 발언이 DJP회동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DJ도 이에 대해 상당한 공감을 표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여권의 대선 후보 결정과정에서 JP를 잡기 위한 예비주자들의 구애가 치열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JP의 전략이 먹혀 공동여당에 의한 정권재창출이 성공할 경우 JP는 또다시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에 참패한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기 위한 무리한 국회법 개정 추진과 민주당 위원 임대 등 DJP공조가 가져온 각종 변칙에 따른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 등 변수도 만만치 않아 차기 대선에서의 DJP공조가 순풍만을 만날지는 아직 두고봐야 한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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