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12일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탈레반 군사정권이 바미안 고대 석불을 파괴했다고 발표하자 이슬람 국가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마쓰우라 고이치로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날 파리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피에르 라프랑스 유네스코 특사가 바미안 고대 석불 파괴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침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쓰우라 총장은 약 1천500년전에 조각됐던 바미안 석불을 파괴한 탈레반 정권의 행위가 "문화에 대한 범죄행위"라면서 "아프간 국민과 전인류의 유산인 문화재들을 의도적으로 파괴한 그들의 행동이 혐오스럽다"고 개탄했다. 마쓰우라 총장은 탈레반의 불상 파괴행위가 "다른 곳의 광신자들에게 이슬람 문화재를 겨냥하는 파괴행위의 구실을 제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의 모하메드 오마르 지도자는 2주 전 알라와 코란의 계시에 근거해 바미안의 석불들을 파괴하라는 칙령을 발표했으며, 이후 라프랑스 유네스코 특사는 불상파괴를 중단시키기 위해 탈레반 지도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카타르의 아흐메드 빈 압둘라 알-마흐무드 외무담당 국무장관과 이슬람 지도자로 구성된 이슬람회의기구(OIC) 대표단도 불상 파괴령을 철회하도록 탈레반을 설득해 왔으나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OIC 대표단은 "종교적 견해에서 불상은 인류의 문화유산이며 이슬람에 아무 영향도 주지 않는다"며 탈레반을 설득했다. 그러나 쿠르라툴라 자말 탈레반 문화장관은 1991년 인도의 광적인 힌두교도의 바브리사원 파괴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이슬람 사원 점령에 대해서는 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느냐고 맞섰다.
미국은 탈레반의 바미안 석불 파괴를 인류에 대한 범죄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그러나 이것이 아프가니스탄 국민에 대한 지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다른 나라들과 함께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세계 문화유산의 파괴를 강력히 비난한다"며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국민은 탈레반의 결정에 책임이 없고 동의하지도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불상 파괴를 '야만적 행위'로 규정하고 "탈레반의 행위를 전세계가 피난하고 있으나 세계가 이를 중단시킬 수 없다는 것은 우리의 한계"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탈레반의 후원국으로 그동안 국제사회가 아프간문제에 소홀했다고 비난해온 파키스탄의 압둘 사타르 외무장관은 "불상 파괴는 비극적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 국가인 요르단도 "이슬람 이전에 만들어진 문화유산은 전세계에 속한 것"이라며 "아랍권과 이슬람, 그리고 국제사회가 파괴를 막지 못한 데 대해 실망감을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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