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음해 배후 공방

입력 2001-03-13 15:35:00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이회창 총재 음해설의 배후를 놓고 뜨거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이 총재에 대한 음해소문은 최근 들어 국회 의원회관과 여야 당사 주변, 심지어 인터넷 홈페이지에까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하철 민심탐방 연출논란, 일부 의원 탈당설에서부터 친일파 발언설 및 선대들의 친일 행각 소문, 자녀들의 사생활과 관련된 악성 루머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이 총재가 모 월간지 편집장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해 "우리와 상관없는 문제"라고 발언했다고 비방한 글이 게재됐으나 확인결과 사실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9일엔 이 총재의 개인 홈페이지에 "이 총재가 황해도 태생이 아니라 전라도에서 태어났으며 조상들이 친일행위로 출세했다"는 글도 올랐다.

이같은 루머들에 대해 한나라당은 동시다발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세력에 의한 조직적인 음해공작으로 이회창 죽이기 전략의 일환"이란 판단아래 여권을 그 배후로 지목하면서 법적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등 초강경 분위기다.

권철현 대변인은 "여권이 레임덕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온 고육지책"이라며 여권을 배후로 꼽은뒤 "이회창 죽이기를 위해 홍보 전위대를 가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원창 총재특보도 "1주일에 한 건 꼴로 이 총재 주변에 관한 악성 루머들이 양산되고 있다"며 "여권이 네거티브 전략을 통해 이 총재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의 균열을 노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의 김영환 대변인은 "우리 당은 어떤 내용도 모르며 그런데 관심을 가질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면서 "이를 우리와 연관시켜 음해하는 것은 가당찮고 무책임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대권에 눈이 멀어 사물이 거꾸로 보이는가'라는 제목의 대변인실 자료를 통해 이 총재의 주류론과 전주이씨 역할론 등을 거론하는 등 맞비난전에 나섰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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