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을 투표함'개봉 고심

입력 2001-03-13 14:30:00

중앙선관위가 지난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구로구청 농성사건의 발단이 됐던 '구로을 선거구' 부재자 투표함 개봉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12일 간부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달 하순께 열리는 위원회 전체회의에 보고해 개봉 여부를 논의키로 했다.

문제의 투표함은 당시 구로구청 농성자들이 부재자 투표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며 투표함을 탈취, 선관위가 이를 되찾았으나 개표결과 당선후보와 차점후보간 95만표의 차이가 있어 구로을 부재자 투표함에 든 4천325표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보고 14년간 봉인한 채 보관해두고 있었다.

중앙선관위는 그러나 당시 구로구청 농성사건으로 구속됐던 문광일(51·당시 평민당 당원)씨 등 3명이 지난 6일 총리 직속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공식 인정되자, 사건의 쟁점이었던 부재자 투표함 개봉 여부를 신중히 검토중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가 구로구청 농성관련자를 민주화운동가로 인정하면서 투표함이 개봉되지 않고 있는 것을 선거부정 의혹의 근거로 보는 것같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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