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당 내홍 갈수록 태산

입력 2001-03-12 22:12:00

민국당 일부 최고위원들이 지난 9일 당무회의에 반발, 김윤환 대표의 정계은퇴와 당 정체성 확립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민국당 내홍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민국당 비상대책위 후신인 '김윤환 대표 퇴진위'의 이기택.허화평.장기표.신상우.김동주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김 대표는 당내 논의나 합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영남후보론'과 '정책연합'을 제시, 민국당을 여당의 3중대나 4중대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퇴진위는 특히 "지난 9일의 당무회의에서 상당수 당무위원을 매수, 전당대회의 의제를 연정문제로 바꾸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의결 정족수도 안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연정문제의 권한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고 비난했다.

장 위원은 "대표의 신임을 묻는 전당대회에 연정문제를 포함시키려고 한 것 자체가 권력과 야합하기 위한 술수가 아닐 수 없다"면서 "김 대표를 퇴출시키고 민국당의 정체성을 확립하자"고 했다. 허 위원도 "그동안 인간적 정리를 생각해 김 대표의 잘못을 참았지만 김 대표의 무능과 독선을 더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측은 "당무회의 출석명부를 봐도 의결 종족수에 결코 미달되지 않는데도 일부 최고위원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반대파들의 입김에 영향을 받지않고 무사히 전당대회를 치를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 측근은 또 "김 대표 퇴진서명에 전체 100명의 지구당위원장 중 52명이 참여했다는 반대파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연정제의 이후 일부 최고위원과 지구당위원장의 반발이 이미 정도를 넘어 치유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오는 23일 전당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민국당은 붕당의 길을 걷거나 여권과의 합당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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