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새학기를 맞으며

입력 2001-03-12 14:09:00

먼 산에 흰 눈이 겨울을 잡고 있어서인지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며칠 전 내린 비로 교정의 나무들은 한결 생기가 돌고 햇살이 따뜻한 화단에는 목련,매화,개나리가 꽃망울을 맺으며 봄을 준비하고 있다. 1년동안 마구 자란 나무들의 모양새를 내기 위해서 가지치기를 했다. 맺힌 꽃망울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잘려나가는 꽃망울이 안쓰럽다.

요즘 신문이나 TV를 보면 해외이민을 많이 간다는데 그 이유 중에서 자녀교육이 1순위라고 한다. 보다 나은 교육을 찾아 떠난다는 그들을 보며 한편 공감하면서도 한편 우려되는 바도 없지 않다. 아직도 우리사회에선 부모를 공경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E.스펜서가 "교육의 최대 목표는 지식이 아니고 행동이다"라고 말한 것은 교육에서 가정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일게다. 이민을 간다해도 가정이 바뀌는 것은 아닌데 물설고 낯선 이국땅에서,더구나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자녀들이 행복하게만 자랄 수 있을까? 참다운 행복은 마음에 있는 것이므로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라고 아무도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인간은 백년(百年)인데 천년지계(千年之計)를 꿈꾼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다. 특히 우리 국민들의 자식에 대한 욕심은 대단하다. 때로는 부모의 과욕으로 오히려 자식이 상처입고 희생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21세기는 획일적인 교육에서 탈피하여 학교운영위원회의 활성화를 통해서 각양각색의 특색있는 학교교육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3월 새 학기를 맞아 잘못된 관행이나 관습은 꽃나무 가지치기를 하듯이 과감히 잘라내고 참다운 인격체를 갖추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재교육으로 앞으로 자식교육 때문에 이민을 간다는 사람이 1순위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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