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시위 수성서 곤욕

수성경찰서가 연일 계속되는 네티즌들의 '사이버 시위'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사이버 시위의 발단은 경찰이 지난 1일 3·1절을 맞아 수성구 일대 아파트단지에서 조선일보의 친일행각을 고발한 내용의 유인물을 뿌린 경산진보연합 사무국장 이모(30)씨를 연행하면서부터.

이날부터 수성경찰서 홈페이지 '열린 경찰서'에는 전국에서 이씨 연행을 항의하는 글이 쏟아지기 시작, 일주일동안 무려 300여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이는 수성서가 지난해 4월 홈페이지 개통한 뒤 11개월동안 게재된 글보다 조금 많은 수치다경찰의 한 관계자는 "경찰은 조선일보 지국장의 고발을 받아 이씨를 연행했고, 명예훼손 처벌사유가 되지 않아 풀어주는 등 정당한 법집행을 했는데도 이런 항의가 쏟아지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올라온 글들은 항의성이 아니라 비방, 인신공격에 치중한 사이버테러에 가깝다"고 개탄했다.

실제로 수많은 글 가운데 이씨의 연행에 대해 정확한 논리전개나 냉정한 주장을 담고 있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경찰은 일제시대 순사' '포졸의 탈을 쓴 도둑' '조선일보의 주구' '짭새는 일본순사와 닮았다' '수성경찰서를 폭파하겠다'는 등 다소 유치하고 저속한 표현들이 주류를 이뤘다. 이들은 "서울, 인천 등 다른 곳에서도 조선일보를 공격하는 유인물 살포사건이 자주 일어나는데 대구경찰만 유독 살포한 시민을 연행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항의했다.

경찰관련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대한 반감이 이만큼 조직적으로 이뤄지는데 놀랐고, 네티즌들의 수준이 이 정도라는데 다시 한번 놀랐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