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여당의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은 민주당 김중권 대표의 행보는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현 위치 때문에 무게가 더 했다는 점 외에도 그동안 김대중 대통령의 '전도사'로서 동서화합을 부르짖던 자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을 강조하는 모습을 엿보였다. 그의 발언도 바로 이 지역을 생각하고 관심과 애정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고향사람이라는 것이 주제였다.
김 대표는 이날 당원들을 향해 여러 차례 "민주당은 그동안 대구.경북 주민의 마음에서 멀리 있었으나 우리가 지역 주민과 동고동락하면 민심이 다시 다가올 것"이라며 자신이 그중심에 서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오찬 도중 선거무효 소송이 기각됐다는 소식에 분위기가 한 때 가라앉고 김 대표의 표정도 다소 상기됐으나 곧바로 예정대로 대구종합전시장과 서문시장을 방문, 자신이 이 지역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한나라당 주변에서 '이회창 바람'의 진원지로 보고 있는 서문시장에서 냉소적일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비교적 우호적인 대접을 받은 김 대표의 표정은 다시 밝아졌다. 김 대표는 이어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대구상공회의소 주최 경제간담회와 지역 주요 기관장과 기업인이 참석한 만찬에서 발언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기관장, 상공인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환영 만찬에서 김 대표는 자신의 '고향사랑'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대구.경북을 살리자. 중심축에 우뚝 세워보자"며 "대구.경북의 인재들이 이 지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절대로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하며 힘 닿는데까지 도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이날 한 번도 대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자신이 분명히 이 곳 출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생각은 "인물은 자기 출신 지역의 도움을 받아서 성장하며 정치인은 더욱 그러하며 이는 동서고금의 불변의 진리"라는 발언에서 일단이 엿보였다. 김 대표는 이어 "여야와 소속을 떠나 우리(고향사람)는 어쩔 수 없이 애정과 관심을 갖고 (고향 일에) 전력을 투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분히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그는 "대구.경북을 살리고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 일 것"이라는 말로 인사말을 맺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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