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고 논평했다CNN 방송은 이날 인터넷판에서 부시 대통령이 김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인 햇볕정책을 지지했으나 미국의 대북한 정책에서는 북한과의 협상을 조기에 재개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는 등 클린턴 전 행정부와는 다른 강경노선을 표명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한편 부시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나 그렇다고 우리가 (한반도 평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이루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을 상기시켰다.
뉴욕타임스는 8일 인터넷판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미사일협상을 조기에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혀 2년간에 걸친 전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한 협상 타결 노력을 밀쳐놓았다고 보도했다.
CBS 방송도 7일 인터넷판에서 AP통신 보도를 인용,'북한에 대해 강경하게 말하는 부시'라는 제목 아래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제조 및 확산 능력을 들어 북한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일본=8일 석간에 한미정상회담 소식을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올린 것은 물론 별도의 해설기사까지 곁들이는 등 한국, 미국과 대북정책을 조율해왔던 한반도 평화문제의 이해당사자 입장에서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일본 언론은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포용정책 지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는 사실을 비중있게 다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지도자에게 약간의 회의감을 갖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확산문제를 염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을 보도, 양국간 대북인식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마이니치 신문은 해설에서 미국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부시 정부는 대북정책의 기본이 됐던 '페리 프로세스'에 구애받지 않고 포괄적으로 대북정책을 수정할 생각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은 포용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과 차이를 드러낸회담이 됐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불신감은 아시아정책 담당자 사이에서 공통인식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특히 미국 정보기관 등에서 △북한이 군사분계선상에 야포를 최근 2년사이에 10% 증강배치했다 △일본이 염려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배치수가 80~100기에 달한다 △러시아에 미그 29 전투기판매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는 등의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프랑스=일간 르몽드는 9일자에서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전대통령이 시작한 대북 협상들을 신속히 재개할 계획이 없으며 김정일 정권을 위협적인 존재로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하고 이같은 입장은 임기말 평양 방문까지 검토했던 빌 클린턴 전대통령의 정책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8일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강경노선을 취할 것이며 "한국의 대북 유화정책을 지지한 최근의 미 정책들"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했다고 평가했다.
영국=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는 8일 김대중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 최초의 아시아 지도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대북정책에 대한 이견 때문에 정상회담은 빛을 잃었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김 대통령을 "현실주의자"라고 찬사를 보냈지만 이말은 전임자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거의 합의단계에까지 가져갔던 북한과의 협상이 부시 행정부에서는 좀 더 먼 이야기가 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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