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안팎

입력 2001-03-08 15:44:00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이 8일 새벽 1시(한국시간, 현지시간 7일 오전 11시) 백악관1층 부시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열렸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약 1시간 동안의 1차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회담결과를 설명한데 이어 오찬을 겸한 2차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1차회담과 오찬회담을 포함해 총 2시간 30분간에 걸쳐 대면하는 시간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대북정책, 한.미 동맹 관계, 통상문제 등 양국간 공동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회담후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1차 한.미 정상회담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첫 대면이지만 부시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인 지난해말과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5일 등 두차례에 걸쳐 전화통화를 한 때문인지 마치 구면인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회담에 들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위한 김 대통령의 노력과 비전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면서 "그와같은 노력을 앞으로 계속 지원하겠다"고 김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했다고 우리측의 한 배석자가 전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이 남북관계을 진전시켜 나가는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대북 포용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한정권의 성격에 대해 "다소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이 가시적 조치를 취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김 대통령은 "미북관계와 남북관계를 상호보완적으로 진전시켜 나가면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미북관계 개선 노력을 요청했고,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좀 긍정적 신호를 보내야 한다. 적절한 때가 오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기자회견

1차 회담이 끝난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회담장인 오벌 오피스에서 곧바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20분 가량 한미 동맹관계, 대북정책, NMD 문제 등을 중심으로 회담결과를 설명했다.

기자회견은 부시 대통령과 김 대통령이 차례로 회담 결과를 간략하게 설명한뒤 양국 보도진의 답변에 답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보인 노력을 높이평가한뒤 "나는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 약간의 회의(some skepticism)를 갖고 있으나 이것이 (한미양국의) 공동목표를 달성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sunshine policy) 정책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Yes, I do)"며 분명한 입장을 피력해 관심을 모았다.

한편 이날 공동기자회견이 열린 30평 규모의 오벌 오피스에는 정상회담 배석자및 양국 보도진 등 50여명이 모여 공동기자회견장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으며, 미국측 통역이 부시 대통령의 북한 지도자에 대한 평가 부분을 거두절미하고 통역하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찬 정상회담과 공동발표문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뒤 백악관 2층 '올드 패밀리 다이닝 룸(Old Family Dining Room)'으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겸한 2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찬회담에는 1차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정빈 외교부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양국 외교.안보팀이 자리를 함께했다.

회담이 끝난뒤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관계의 재확인,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평가, 대북정책에 있어서 한.미간, 한.미.일 3국간 긴밀한공조체제 유지 등을 골자로 하는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워싱턴.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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