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당분간 게걸음

입력 2001-03-08 14:53:00

"추세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게걸음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7일 거래소 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49포인트 오른 568.64포인트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의 상승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여 한때 60일 이동평균선이 120일선을 상향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경계·차익매물이 나오며 상승폭이 둔화했다.

코스닥시장도 나스닥의 반등과 외국인 매수세 확대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 지수가 전날보다 1.83포인트 오른 75.35로 장을 마감했다. 단기급락한 핵심대표주와 재료보유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화되며 급등락없이 투자심리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들어 거래소 및 코스닥 시장이 급등락 없이 '보폭이 좁은' 움직임을 나타냄에 따라 향후 증시의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고객예탁금 등 시장여건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급락의 우려도 없지 않은데다 외국인이 큰 폭의 매수세를 보여 큰 폭 상승의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

▲긍정적 시각이 적지 않아

대부분 증시전문가들은 이달 하순초까지는 시장의 추세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당장 선물옵션 만기일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20일 미 금리인하 시점까지는 시장의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이 많다. 정윤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80선까지는 안정적인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개인 매도규모가 커졌지만 고객 예탁금 증가로 이어져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하고 있고 외국인 매수세 강화도 바람직한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오는 20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확실해지고 이어질 각종 경제지표 발표에서 실물경기가 회복된다는 징후가 드러나야 추세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요인들을 이유로 증시전문가들은 거래소 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550~590선을 오르내리는 지루한 박스권을 맴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의 하락장에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570선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으나 상승분위기에서는 만만치않은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불안요인도 상존

7일 거래소 시장은 오른 종목보다 내린 종목이 많아 시장의 탄력이 없고 경계분위기가 강했다. 고객예탁금은 8조500억원대로 1천억원 이상 빠져나가 증시 주변여건은 오히려 악화했다. 외국인이 거래소와 코스닥을 통틀어 2천억원 이상을 순매수, 폭발적인 매수세를 보였으나 그동안의 계속된 하락으로 가격메리트가 생긴 삼성전자에 집중돼 의미가 반감됐다.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최근 미국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탄데 대한 연동성이 강하고 삼성전자의 가격메리트에 기인하는 것이며 향후 순매수가 계속되리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갑작스럽게 빠져나가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연초처럼 강력한 매수세를 나타내지도 못하고 미국 시장 분위기에 따라 사고 파는 '눈치보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