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무선통신 정책이 흔들리면서 당초 약속했던 갖가지 서비스 실시가 늦춰지고 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발표했던 2.5세대, 즉 IS-95C의 본격 서비스는 단말기 개발 지연 등으로 올 중반쯤에나 도입될 전망이다. 2002년으로 예정된 IMT-2000 상용 서비스는 비동기식 사업자들의 지연 움직임과 동기식 사업자의 선정 어려움으로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아울러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3세대 이동통신이 도입되더라도 여전히 미국 퀄컴 등 외국업체에 대한 로열티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비동기 IMT-200 서비스 지연 가능성
비동기식 사업권을 획득한 SK텔레콤, 한국통신이 당초 약속했던 2002년 5월 상용서비스 실시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2세대 이동전화와도 통화가 가능한 듀얼밴드 비동기식 IMT-2000단말기는 빨라야 2002년말에, 2세대 및 동기식과 로밍이 가능한 듀얼밴드·듀얼모드 단말기는 2003년말이나 돼야 선보일 예정이다. 정보통신부는 비동기식의 경우 듀얼밴드·듀얼모드 단말기가 나와야 상용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바 있다. 정책대로라면 IMT-2000 비동기 서비스는 빨라야 2004년쯤 일반에 선보일 수 있다.
유럽에서도 비동기식 IMT-2000의 상용서비스 시기가 당초 일정보다 2년쯤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현재 기술발전 추세로 볼 때 3세대 이동전화 서비스는 오는 2004년말이나 2005년초에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IMT-2000 서비스 국내 조기도입은 아직 무르익지도 않은 기술 여건을 도외시한 '현란한 말 잔치'였다는 뜻이다.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 무기한 연기
정통부는 지난달 23일 당초 3월중순으로 예정된 IMT-2000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우수한 컨소시엄 구성이 가시화될 때'라는 단서까지 붙인 것으로 미뤄볼 때 정부가 동기식 사업자 선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정통부는 이번 연기 이유로 IMT-2000 사업전망에 대한 해외의 우려 증대, 국내·외 유수기업의 신규투자에 대한 신중한 자세 등을 꼽았다. 기존 통신사업자인 LG는 물론 자금여력이 있는 포항제철도 IMT-2000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 시장논리를 외면한 채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고집해 온 정부 정책의 실패라는 비난이 높다.
◇높아지는 미국 퀄컴 의존도
국내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3세대인 IMT-2000용 휴대폰에도 미국 퀄컴사 칩셋 및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사용키로 해 국내 업체들의 퀄컴 의존도가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W-CDMA(비동기식 IMT-2000) 휴대폰용 칩셋 및 시스템 소프트웨어로 미 퀄컴사 제품을 사용키로 했으며, LG전자도 퀄컴사와 도입 협의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국내 업체들은 총 6억5천177만달러(약 7천169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했고, CDMA 핵심칩 수입 금액은 지난해 8월까지 총 16억7천6만달러(1조8천3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와 관련해 퀄컴과 맺은 로열티 계약조건이 단말기의 경우 순매출액의 5.25%(수출시 5.75%), 시스템은 6.0%(수출시 6.5%)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평등 계약이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2.5세대 이동통신 IS-95C 서비스 지연
이동전화사업자들은 당초 3월초부터 2.5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IS-95C 상용 서비스를 도입키로 했으나 네트워크 안정성, 단말기 개발 지연 등을 이유로 1~2개월 이상 늦추기로 했다. 휴대폰 사용자들이 컬러 동영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는 시기는 빨라야 올 하반기이기 때문에 정상 서비스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단말기의 경우 지난달 전송속도 144kbps에 대형 LCD(액정화면)와 단문메시지,고속데이터 전송기능이 강화된 제품이 출시됐으나 동영상 완벽 구현이 가능한 단말기는 아직 등장하지 못한 상태다. 다음달 중 컬러만화, 일기예보, 뮤직비디오, 주문형 비디오(VOD)등 동영상 전송이 가능한 모델이 시중에 선보일 계획이지만 대용량 배터리, 핵심칩, 소프트웨어개발 등이 아직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완벽한 동영상 구현을 위해 전송속도를 384kbps까지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신제품 개발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동영상 전용 컬러 LCD개발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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