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전자화폐-(15)개발현황-시장구도

입력 2001-03-07 15:11:00

90년대 중반부터 전자화폐 개발사업이 추진돼 왔으나 본격적으로 전자화폐 개념이 도입돼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3년전부터다. 공중전화카드와 버스카드가 생활 깊숙이 파고 들고, 인터넷 발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머니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와 전자화폐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변했다. 국내 전자화폐 개발은 IC카드형 전자화폐와 네트워크형 전자화폐로 양분되며 발전하고 있다. 마스터카드계열의 몬덱스, 비자카드계열의 V캐시, 금융단 공동의 K캐시, 삼성-LG-국민카드 컨소시엄의 A캐시, 부산은행의 '마이비(Mybi)' 등 5대 전자화폐가 IC카드형 전자화폐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네트워크형은 e코인, N캐시, 사이버패스 등 20여개 업체가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IC카드형은 신용카드와 같은 플라스틱카드에 결제 프로토콜이 내장된 IC칩이 부착돼 있어 여기에 화폐가치를 저장해 두었다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휴대가 간편해 공중전화, 교통카드, 편의점, 관공서의 민원서류 발급기 등 신용카드나 네트워크형으로 결제가 곤란한 곳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말기보급이나 결제 인프라 확충 등 초기투자비용이 엄청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네트워크형 전자화폐는 컴퓨터 등 전자적 매체에 전자지불 솔루션을 설치한 후 화폐가치를 저장 또는 이체하여 결제하는 방식. 최근 들어 휴대폰이나 무선을 이용한 모빌형이나 CD롬에 내장된 인증정보를 자동으로 확인하는 CD형 등의 형태로 다양하게 발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터넷상의 디지털상품 판매가 계속 늘어나면서 이를 대상으로 하는 소액결제용 인터넷 선불카드가 수없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체로 은행, 편의점, 서점 등에서 구입한 후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여 상품을 구매하고 카드의 은박부분을 긁어 나타나는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네트워크형은 장치산업적 성격의 IC카드형과 달리 기발한 아이디어와 콘텐츠 전략만 있으면 급증하는 인터넷 지불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IC카드와 네트워크형은 하나로 통합되어 오프라인과 온라인(인터넷)결제에 겸용할 수 있도록 발전할 것이란 것이 학계나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www.e-payworld.com〉

탁승호(한국은행 포항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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