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감정 '마음따로 몸따로'

입력 2001-03-07 14:17:00

일본 정부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로 반일감정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일본 상품의 매출은 유통업체에 따라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는 지난 96년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본 각료들의 망언으로 일본 제품 매출이 크게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대구백화점이 2월 한달동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수입 화장품 매출은 하루 평균 300만~400만원으로 평상시 매출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하순에 3일동안 열렸던 메이크업 쇼 기간에는 하루매출이 1천만원에 이르러 일본 화장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대백 관계자는 소니, 아이와 등과 같은 일본 전자제품도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꾸준한 매출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에 30개의 대형 매장을 갖고 있는 신세계 E마트는 어린이용 캐릭터 상품 디지몬 판매량이 하루 평균 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E마트 관계자는 "디지몬의 인기가 어린이들 사이에 폭발적인데다 신학기라는 계절적 특성 때문에 일본 캐릭터 상품은 없어서 못팔 정도"라며 "역사 왜곡과 같은 현안이 생겨도 유통업체 매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대구점도 최근 일주일간 일본 상품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디지몬, 헬로키티, 다래팬터 등 일본 캐릭터 장난감과 문구류의 판매가 계절적 특수를 타고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현준 홈플러스 홍보담당 대리는 "기성세대가 한일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에 비해 젊은 세대나 어린이들은 상품을 상품으로 볼 뿐 다른 의미로 확대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이같은 현상을 기성세대에 비해 의식이 낮다는 식으로 보는 것도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계완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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