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이 무인경비시스템을 비웃고 있다. 최근 날뛰고 있는 금은방털이들은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한 업소들의 경보장치를 미리 작동, 사설경비원들의 출동시간을 점검한 뒤 실제 출동 이전 순식간에 범행을 저지르며 시스템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이 바람에 비싼 설치비와 관리비를 무는 업소 주인들은 경비시스템을 믿었다가 낭패를 당하기 일쑤며, 더욱이 상당수 경비업체들이 금은방이 털린 뒤 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거나 약관상 '면책조항'을 내세워 피해보상마저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새벽 6시35분쯤 경북 구미시 원평동 ㄱ금은방에 도둑이 들어 귀금속 4천만원 어치를 털었으나 경비시스템 업체가 감지기 작동 5분만에 출동했을 때는 범인들이 이미 달아난 뒤였다.
이날 3인조로 보이는 범인들은 금은방 뒷출입문 방범창 자물쇠를 절단한 뒤 2분40초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CCTV 판독결과 드러났으며 이 금은방은 10여전 300여만원의 설치비를 주고 ㅇ경비시스템업체에 가입한 뒤 매달 12만원의 관리비를 내왔다.
같은 날 새벽 5시5분쯤에도 경북 칠곡군 왜관읍 ㅅ금은방에 도둑이 들어 진열장에 있던 귀금속 1천만원 상당을 털었다. 이 금은방이 가입한 ㅈ경비업체는 이날 비상벨이 울리자 경찰에만 연락했으며 10분 뒤 출동했을 때는 이미 범인들이 도주하고 업주까지 현장에 도착해 있었다.
지난해 12월14일 새벽3시30분쯤 달서구 성당1동 ㅇ금은방에서 2천500만원어치의 귀금속을 턴 범인들은 범행전 금은방 경보기를 울려 경비업체의 출동시간을 점검한 뒤 3분이내에 범행을 저질렀다.
이처럼 최근 금은방 전문털이범들이 경비업체의 출동시간을 사전에 체크하고 2분30초~3분이내 범행을 저지른 뒤 달아나는 지능적 수법을 쓰고 있으나 경비업체의 출동은 대다수 5분을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ㄱ금은방 업주 김모(51)씨는 "금은방 털이범들의 범행보다 경비업체의 출동이 항상 늦다면 경비시스템을 설치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이와 함께 일부 무인경비업체들은 아예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경보기가 작동된 상태에서 금은방이 털리더라도 업주에게 보상을 않고 있으며 보험가입 업체들마저 '무인보험'과 '무인일반'으로 구분해 관리비가 싼 무인일반 가입자들은 보상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게다가 대다수 경비업체들은 보험가입 상품을 선택한 고객에 대해서도 '금고가 아닌 진열장, 작업대 등지의 귀금속 도난의 경우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특별약관을 만들어 도난 금은방에 대한 보상을 외면하고 있다.
ㅅ금은방 박모(50)씨는 "비상벨은 물론 앞뒤 출입문과 창문에도 감시시스템을 설치하고 관리비도 꼬박꼬박 냈는데 털린 귀금속이 진열장에 있었다고 보상을 안해준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현재 대구지역에는 다른 지역에 본사를 둔 6개 업체를 포함해 18개 무인경비시스템 업체가 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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