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안경산업 고부가화 선두

입력 2001-03-06 15:22:00

대구의 안경산업은 연간생산액이 전국의 85%, 매출액은 94%, 종업원 수에서는 76.9%를 차지한다. 그러나 규모의 영세성(자본금 3천만원 이하가 전체의 84.2%)과 저가품 생산으로 인한 저부가가치 및 후발개도국 추격으로 제대로 성장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대구시는 지역 안경산업 활성화 계획을 마련, 산.학.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소재 및 기술 개발에 나섰다. 가장 큰 과제는 세계적 추세인 티타늄 소재 국산화.

이런 분야의 선두에 지역 최대 안경업체 중 하나인 유레카광학(대표 손중배.44)이 있다. 이 회사는 이미 2년전 티타늄 용접기를 자체 개발해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양백이나 모넬 등 일반 소재는 공기중 용접이 가능하지만 티타늄은 진공 속에서만 가능한데 유레카광학이 오랜 연구 끝에 자체 개발에 성공, 이 분야에서만 5개의 특허를 받아냈다.

용접은 안경테 생산의 기본이 되는 기술.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것을 국산으로 대체한 외에 수입가격을 대폭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 티타늄 소재만 국산으로 개발되면 우리 안경산업의 질적 향상은 훨씬 빨리 다가온다.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는 티타늄 홈선은 세계적 티타늄 소재 개발업체인 지역의 KPC(본 시리즈 1회 보도, 2월12일자 7면)가 대구시, 대구보건대학 및 안경업계의 지원을 받아 개발에 들어갔다.

유레카는 KPC가 티타늄을 국산화해 공급해줄 경우 현재보다 훨씬 나은 제품을 가격은 절반 이하로 낮춰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의 강점은 지역 안경업계에선 드물게 디자인, 부품가공, 용접, 연마, 도금 등을 일괄처리하는 일관 공정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 시너지 효과로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외에 철저한 품질관리로 연결된다.

IMF 직전 공장을 성서공단으로 이전한 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오히려 고속성장을 했다. 믿을 수 있는 업체에 주문을 함에 따라 생산량이 늘어난데다 환율상승으로 환차익까지 거두었기 때문.

제품 평균 수출단가는 7달러선. 국내 평균 단가보다 30~40% 가량 높다. 비싼 것은 18~19달러짜리도 있다. 종업원 65명에 매출은 70억원에 육박한다. 수출전문 안경테 업체로는 흔치 않은 실적. 안경업체로는 드물게 독자브랜드를 두개('KAUREE', 'EUREKA')나 갖고 있다.

현재 북한 개성공단에 진출하기로 하고 4천~5천평 정도 분양 신청을 해놓았다. 그곳에서 중국 제품이나 동남아 제품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 예정. 고가품은 현재처럼 대구에서 만든다.

유레카광학은 종업원 복지가 중소기업에 비해 상당히 높다. 종업원 평균 연령이 32세 가량인데 평균임금은 140만원선. 해외 출장기회가 적은 주부사원들에게는 중.고.대학 학자금의 절반을 보조해준다. 연세대 상대출신인 손 사장은 "북한 진출이 확정되면 코스닥에도 등록할 예정"이라며 "기술력과 종업원 복지에서 만큼은 최고의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희망했다.

최정암 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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