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러세기 동안 갖가지 대머리 치료법이 등장했다. 심지어 진공펌프에 연결된 고무 모자에 머리를 처박고 좀처럼 나오지 않는 머리카락을 밖으로 흡입해 내려고도 해 봤다. 그러나 모두 허사.
지금까지 확인된 효과적인 치료법은 모발 이식 뿐이다. 이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의 의사들은 털이 있는 피부를 탈모된 곳으로 옮겨심는 이식술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유색인인 동양인은 사정이 또 다르다. 서양인과 달리 피부에 상처를 주면 색소 침착이 심하고 흉터가 많이 남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동양인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수술이다.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인공 모발을 한올 한올 두피에 심는 인공 식모도 1970년대에 크게 유행했다. 그러나 인공모발은 이물질이어서 일년 쯤 후에는 모두 빠져버렸다. 그 빠진 자리에는 섬유화가 심하게 진행되고 염증이 자주 생겨, 미국에서는 이 시술은 금지됐다.
이런 가운데 모습을 드러낸 것이 대구의 경북대병원 모발이식 센터가 개발한 미세 모속 식모술이다. 우리나라 사람을 비롯한 동양인에게 가장 이상적인 기술.
자세히 관찰해 보면, 사람의 머리카락은 1~3개씩 다발로 자란다. 미세모속 식모술은 이 다발 상태를 원래대로 이식하는 방법이다. 종래에도 식모술이 있었으나, 그것은 모근을 하나씩 심는 단일 식모술이었다. 그 보다는 미세모속 이식이 더욱 자연스러우며 생착률이 높고 곱슬머리 현상도 빚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술에서는, 잘 벗겨지지 않는 뒷머리를 국소 마취 시킨 후 후 메스로 절제한다. 채취된 모발은 하나씩 가려내어진 뒤 이식용 주사기에 하나씩 끼워진다. 이 주사기를 이식할 수술 부위에 찔러 넣은 다음, 주사기만 빼 내면 이식된 모발은 그곳에 새로 자리 잡고 자란다.
남성형 탈모증 수술인 경우 1회에 1천개 정도의 모발을 이식하며, 3~4시간이 걸린다.
미세 모속 식모술은 세계적인 인정을 받아 국제모발학회와 세계모발학회가 공동주관하는 '라이브 서저리'(시연수술)가 오는 4월28, 29일 이틀간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병원 김정철 교수가 집도하는 시연에는 미국·호주·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모발이식 전문가 수십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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