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5년 발표이후 어느 작품집에도 실리지 않고 묻혀졌던 김동리의 단편소설 '마리아의 회태(懷胎)'가 최근 새로 발굴돼 공개됐다.
월간 '문학사상' 3월호에 전문이 소개돼 거의 50년만에 빛을 본 이 작품은 잡지 '청춘별책' 55년 2월호에 실렸던 것으로 김동리(1913-1995)의 대표작 '사반의 십자가'와 같은 시기에 구상, 발표된 작품이다.
장서가 서상진씨(전북 장수군 장수읍)가 소장하고 있던 '청춘별책'을 통해 확인한 소설 '마리아의 회태'는 아직 남자를 알지 못하는 동정녀 마리아가 생명을 잉태하자 약혼자인 목공 요셉이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아이의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는 줄거리. 성경의 내용에 작가의 픽션이 가미된 이 소설에 대해 평론계에서는 '목공 요셉'(1957년 '사상계'에 발표)과 '부활'(1962년 사상계)로 이어지는 '목공 요셉'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 보고 있다.
김동리는 방대한 작품을 남겼지만 자기 작품관리에는 철저했다. 때문에 연구자들이 김동리의 전 작품을 대하기 어려운 실정. 해방후 첫 작품인 '윤회설'이나 '회계' '산이야기' 등 작가 스스로 어느 작품집에도 수록하지 않은 작품들이 최근에야 발굴돼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마리아의 회태'의 경우 작가 자신이 자작 연보에도 소개할만큼 소중하게 생각했던 작품인데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대표작 선집에는 빠져 있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 소설을 발굴하고 작품 해설을 쓴 평론가 김윤식 교수(서울대)는 "60년대초 '마리아의 회태'가 수록된 '청춘별책'을 서울 청계천 고서점에서 구입했으나 분실된 후 수소문 끝에 최근 서씨가 소장한 또 다른 '청춘별책'을 구하면서 김동리 문학을 연구, 재조명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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