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 '뚝심' 과선교 낮췄다

입력 2001-03-01 14:32:00

'국가사업이 우선이냐, 지역주민 권익보호가 우선이냐'청도군이 경부고속전철 사업에 따른 과선교 높이 문제로 부산철도청과의 끈질긴 투쟁끝에 철도청의 방침을 후퇴시키고 지역발전의 걸림돌을 해소했다.

고속전철이 통과하는 전국의 과선교 높이가 6m를 유지해야 된다는 것이 철도청의 규정이다. 그러나 철도청은 청도 중심을 관통하는 경부선 철도의 과선교는 현재의 5.32m에서 불과 18cm만 높인 5.5m로 결정했다.

과선교를 조금 높이는 대신 기존 철길의 궤도를 50cm 더 낮추기로 한 것. 이같은 결정은 지자체 단체장이 주민들의 권익과 지역발전을 위해 밀어부친 '뚝심 행정'의 산물로 평가되고 있다.

청도 과선교를 둘러싼 청도군과 부산철도청과의 대립은 지난98년 5월 과선교 4차로 확장공사를 하면서'과선교 높이'문제가 대두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군은 5.32m 높이의 과선교를 6m로 높여야 한다는 철도청의 통보를 받았다.이에 대해 군은 "현재의 과선교가 너무 높아 경사가 급하고 시각장애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은 물론 주변상가가 도로 아래로 파묻혀 상권이 위축되고 도심발전이 저해된다"며 5.35m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철도청은 '과선교의 높이는 6m이상'이라는 규정을 내세워 양측이 1년 넘게 조율끝에 결국 5.5m로 합의했다. 문제는 합의후에 발생했다. 철도청이 98년말 과선교 4차로 공사를 하면서 합의를 어기고 5.9m로 높여 설계, 착공한 사실을 발견한 청도군이 이의를 제기한 것. 김상순 군수는 즉각 공사 중단조치를 한 후 부산철도청에 강력 항의하는 등 설득과 압박작전을 병행, 철도청이 과선교 높이기를 포기하고 기존 철로의 궤도높이를 50cm 낮추게 했다.

이에 따라 철도청은 28일 부터 한달간 철로 낮추기 공사를 한다.김 군수는 "국가사업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상가보호 등 지역발전을 위한 일을 하는게 단체장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청도.이홍섭 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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