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유동성 기대는 헛바람…

입력 2001-03-01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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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향방은 결국 경기회복 시기에 달려 있다"장밋빛으로 물들었던 증시가 다시 잿빛으로 바뀌었다. 제2차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동안 증시를 지탱해온 '힘'은 정부의 증시안정 의지와 증시로의 자금유입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실체가 없는 무형의 힘에 주식시장이 의존해온 셈. 그러나 최근 미국증시 폭락,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 등 유형의 악재들이 돌출하자 살얼음을 걷던 국내 증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심리적 요인만으로는 상승세를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증시의 펀더멘털이라 할 수 있는 경기가 어떻게 될 지에 쏠리고 있다. 경기회복 여부가 증시의 명암을 가를 것이기 때문. 이같은 기류를 반영, 최근 증권사들은 국내 경기에 대한 전망을 잇따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우선 대우증권은 최근 한국경기 회복은 올해말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기논쟁과 주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경제가 빠르게 하강하면서 한국경제는 하드랜딩 수준에 가까운 경기침체가 예상된다고 대우증권은 밝혔다.

△미국경제의 급격한 하강과 엔화의 약세에 따라 수출이 본격적으로 악화되고 △재정의 조기집행과 금리인하에도 불구, 내수부양 효과가 크지 않으며 △주가상승에 의한 부의 효과 확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후식 대우증권 경제조사팀장은 "한국경제의 하락폭은 미국경제의 하강폭보다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미국은 금융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어 금리인하와 통화공급에 의한 내수부양 효과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한 "미국경기가 V자형으로 회복되더라도 한국은 수출량을 늘리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U자형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이 U자형으로 간다면 한국경제는 내년 상반기에나 다시 상승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다소 낙관적인 경기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경기는 1/4분기에 최악의 상황을 넘긴 후 2/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기업실사지수가 1월의 69.5에서 2월중에는 89.3을 기록하는 등 소비심리와 기업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실제 소비지표와 기업의 투자지표는 개선되지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1월 산업생산은 전년 같은달에 비해 0.1% 증가했고 지난 달보다는 1% 증가해 둔화세가 완만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반도체 업종 이외의 대부분 업종에서 생산활동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덧붙였다.

고유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경기 선행지표와 동행지표들이 완전한 저점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락세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어 경기선행지수는 2~3개월 이후인 2/4분기부터 회복신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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