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의는 지역 경제단체의 구심체다. 대구 뿐만 아니라 경북도내 현안도 대구상의에서 챙겨야 할 경우가 많다. 공사가 시작된 구미~포항간 고속도로의 경우 착공하기까지 대구상의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
지방경제가 날로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애로사항 파악, 문제점 개선, 지역 경제현안 대정부건의 등 상의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기능은 쪼그라 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첫번째는 회원업체들의 참여도 부족. 지난해 대구상의 회비 납부율은 75%정도. 지난해는 상공의원 및 회장 선거 때문에 후보진영에서 회비를 대납해주는 경우도 많아 거의 정산이 이뤄졌지만 몇년 전만해도 상공의원들 조차 일부는 회비를 제 때 납부하지 않아 사무국이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다음은 조사기능 활성화. 상의의 양대 기능은 기획조사 및 통상진흥이다. 현재 밀라노 프로젝트와 관련돼 있는 문제 중의 하나가 SI(시스템통합) 업체들의 정보화 사업 참여 문제.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200여억원에 달하는 섬유정보화 사업망 구축에 제대로 참여를 못하고 있다. 상의가 앞장서서 해당기관과 지방정부, 산업자원부 등에 해결을 촉구해야 하지만 아직 실태 파악도 제대로 안된 상태.
현재 대구상의는 업계의 현황 파악이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느 업체가 최신 기술을 개발하는지, 업종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김상훈 대구시 중소기업과장은 "현재 상의 조사업무는 구체적 내용이 있는 것보다는 경기실사지수, 설문조사 등 임시방편적인 것에 그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과거 대구상의 기획조사는 각급 기관단체들이 인용, 중앙정부에 보고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아쉬워했다.
대구상의의 조사 기능이 약화된 것은 이 분야에 대한 대폭적인 예산 삭감 및 인력 감축 때문. IMF 이전만 해도 조사부가 독립돼 12명의 직원들이 연간 5억원의 예산을 집행했으나 현재는 5명이 2억원 조금 넘는 돈으로 조사업무를 보고 있다. 평이한 설문조사라도 한건에 한달가량의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정교한 내용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가 될 수 밖에 없다.
조사기능은 지방정부나 중앙정부 경제정책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상당수 회원업체들은 공공재적인 조사기능이 당장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회의적인 것도 조사기능을 약화시켜온 요인이다.
지난 97년 이후 상의회장 경선으로 지역 경제계가 분열되면서 회원업체들의 비협조로 업계 동향 파악이 제대로 안된 점도 상의 기능 약화로 연결됐다.
현재 대구상의 사무국은 노희찬 회장 체제가 구축됨으로써 대구시와의 관계가 회복된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대구시나 기초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정책 수립에 필요한 각 산업별 현황에 대한 기초자료 조사를 할 때 상의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 사업계획단계부터 지방정부와 연계하면 예산확보도 쉬워져 자연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노희찬 회장은 만장일치 추대를 받아 당선됐지만 이런 약화된 상의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임기를 마칠 때 도리어 상당한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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