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생 부정입학은 이제 입시때만 되면 터지는 연례행사처럼 됐다.올해도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듯 했으나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지냈던 모 대학 이영하(44) 교수가 특기생 선발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28일 경찰에 구속됐다.
또 모 여대 김모(41) 교수에 대해서도 배임수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98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8명으로부터 자녀들의 특례입학과 관련, 1억2천500만원을 받았으며 김 교수는 1천만원을 받아 챙긴혐의다.
이번 경우는 그동안 실력에 문제가 있던 선수들이 대학진학을 위해 금품을 수수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 국가대표이거나 국가대표급 실력을 갖춘 선수까지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스포츠계에서는 지난 98년 검찰의 집중 수사로 아이스하키, 조정, 농구, 축구등 아마 스포츠계 전반에 걸쳐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구속돼 국내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었다.
그런데도 지난해 아마 야구에 이어 또다시 비리가 불거짐에 따라 스포츠계의 특례입학과 관련한 '검은 돈'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각 대학들은 입시 비리를 막고자 전국규모 대회 3위 입상 이상 등 나름대로의 체육특기생 선발기준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지도교수나 대학팀 감독이 선수선발의 전권을 쥐고 있는 등의 구조적 맹점이 시정되지않고 있다.
여기에 대회 성적을 올리기 위해 심판까지 매수한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아 그나마 있는 기준마저도 '검은 돈'에 흔들리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체육특기생 선발과 관련된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학교 체육이 근본적으로 학부모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자체적으로 스포츠 팀을 꾸려갈 수 없는 현실에서 일선 학교들은 팀 운영자금을 학부모들의 주머니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학부모들의 부정 입학 요구를 뿌리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체육계 관계자들은 그 어느 곳보다 공정해야 할 스포츠계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더욱 투명한 특기생 선발과정을 확립함은 물론 학교 체육 육성을 위한 정부의 충분한 지원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